하나금융지주가 통 크게 쐈다. 혁신 스타트사와 '상생금융'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자금은 오는 2021년까지 창업·벤처에 투입된다. 혁신 금융 콘트롤타워인 '혁신금융협의회'도 출범시켰다.
다른 누가 아닌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이 직접 의장을 맡았다. 담보가 부족하지만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위해 기술금융 공급을 지원키로 했다. 기업여신과 직간접 투자와 펀드조성 등 모험 자본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장이 직접 의장을 맡아 협의회 업무가 조금이라도 소홀해지지 않도록 했다.
'따뜻한 금융'의 온도를 하나금융지주가 한 도수 더 올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최초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마련=하나금융은 자회사들과 함께 혁신기업 발굴과 육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6월 업계 최초 핀테크 스타트업 프로그램인 원큐애자일랩(1Q Agile Lab)을 출범시켰다.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하나은행의 움직임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지난 4월 하나은행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야 등 국내 스타트업 10곳과 혁신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원큐애자일랩 8기를 출범시켰다.
원큐애자일랩 8기로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각자 다양한 사업 영역을 도맡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 기반 실시간 문자통역 서비스를 운영하는 '소보로' △개방형 크라우드 소싱의인공지능 학습데이터 가공 및 생산 플랫폼을 운영하는 '크라우드웍스' △ 웹데이터 추출(Web Scraping) 서비스를 운영하는 리스틀리 △머신러닝 기반 데이터 익명화 기술을 개박한 '딥핑소스' △인공지능 연산자원 공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먼컴퓨터' △기업용 블록체인 기술 및 보안 솔루션 서비스를 운영하는 '그루트코리아' △은퇴생활 컨텐츠 및 상품서비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라야' △저작권 만료 클래식 음악 스트리밍 및 데이터 기반 추천 서비스를 운영하는 '아티스츠카드' △데이터 기반 돌봄교사 추천 매칭 플랫폼을 개발한 '자란다' △온라인 쇼핑몰 위시리스트 추출 및 분석 기반 마케팅 플랫폼을 운영 중인 '위시어폰' 등 10개 업체가 있다.
현재까지 하나은행이 발굴·육성한 핀테크 스타트업만 64개에 이른다.
하나은행은 본점에 이들 핀테크 기업이 입주해 업무를 보는 공간을 마련해뒀다. 선정된 스타트업 기업들은 개별 사무공간과 함께 하나금융그룹 현업 부서들과 사업화 협업, 외부 전문가들에 의한 경영 및 세무컨설팅, 직·간접투자, 글로벌 진출 타진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지원을 제공받는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원큐애자일랩 개소 5주년을 기념해 유망 스타트업들에 대한 한층 더 강화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3년간 핀테크 업체에 2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5000억원 규모의 직ㆍ간접 투자 유치, 유망 스타트업과 지역 거점대학과의 산학연계활동 및 청년창업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외에도 하나금융그룹의 전문 벤처캐피탈 자회사인 하나벤처스는 통해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향후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지원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통해 상생기반 새로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과 생산적 금융 실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과 함께 고령 고객을 위한 따뜻한 핀테크 나눠= KEB하나은행은 스타트업과 함께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원큐애자일랩 8기 스타트업 중 하나인 '소보로'는 인공지능 기반 실시간 문자통역 서비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소보로와 함께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손님을 위한 특화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고 지난 8월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용인 기흥구 소재 실버타운에 입점한 '삼성노블카운티 PB센터'를 테스트 점포로 선정했다. 해당 점포에 문자통역 태블릿 PC를 설치하고 약 3개월간의 시범 서비스에 나섰다. 소보로가 개발한 문자통역 태블릿 PC는 청력 감퇴로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고령 손님을 위해 은행 직원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문자로 변환시켜준다.
KEB하나은행은 시범서비스가 끝나면 고객 반응과 개선사항 등을 반영해 고령층 손님이 많은 주요 지역의 거점 점포로 확대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핀테크와 금융혁신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고령층이나 장애인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포용적 금융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주현지기자 jhj@dt.co.kr
지난 4월 KEB하나은행 '1Q Agile Lab 8기' 출범식에서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왼쪽 두번째)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제공.
지난해 6월 KEB하나은행이 스타트업 맞춤형 멘토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외부 전문가 초청 강연 세미나인 '원큐애자일랩 유니-콘(Unique Conference)'을 개최했다. KEB하나은행 제공.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소재 실버타운 내에 입점해있는 '삼성노블카운티 PB센터'에서 스타트업 '소보로'가 개발한 문자통역 태블릿 PC가 설치돼있는 모습. 하나은행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