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타깃형 훈련 결과 공유
한국인터넷진흥원 제공
KISA(한국인터넷진흥원)가 올해 진행한 사이버 위기 대응 모의훈련에서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참가 인원과 아울러 최초로 에너지 분야 특화 훈련을 시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국전력과 남부발전, 동서발전 등 발전 관계사뿐 아니라 협력사를 대상으로 모의훈련을 가졌다.
KISA는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하반기 사이버 위기 대응 모의훈련 강평회를 개최하고 에너지 분야 등 특정 산업군과 지역 중소기업 타깃형 훈련 시행 결과를 공유했다.
김석환 KISA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KISA는 처음부터 '실전과 같은 훈련'이라는 일관된 원칙을 갖고 모의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발전소와 관련한 해킹사고가 잦았고 지난 1월에는 베네수엘라 발전소 셧다운이, 8월에는 인도의 원자력 발전이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됐는데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원장은 "모의훈련은 우리나라 최초로 에너지 분야를 테마로 한 실전 대응 훈련이라는 점과 KISA 지역정보보호센터와 손을 잡고 중소기업의 사이버 안전망을 점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해외에서 일어난 에너지 인프라 해킹은 모기업이 아닌 계약업체 망에 침투하는 방식으로 일어나기도 했다. 모의훈련 목적은 민간분야 사이버 위기상황 발생 시 유관기관 간 대응 역량 및 정보보호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통상 상반기, 중반기, 하반기 총 3번이 시행되고 있다. 훈련 방향은 크게 3가지로 DDOS(디도스) 침투와 APT(지능형표적공격), 화이트 해커를 동원한 취약점 발굴 조치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참여 기업과 참여 인원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양적, 질적 성과를 동시에 모색해 108개사에서 4만1127명이 모의 훈련에 참가했다. 이중 BNF테크놀로지, MS정밀, 보해양조, 엔코아네트웍스, 아이티노매즈가 훈련 우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박진완 KISA 종합대응팀장은 "원자력 외에도 태양광 등에서 해킹을 당한 사례가 발생했다"며 "협력사의 일부 부족한 부분 때문에 본사가 피해 받는 사례도 있었지만 그런 책임은 당연히 모기업이 지는 것"이라며 "이런 기조를 갖고 에너지 분야 및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훈련을 실시했다"고 부연했다.
디도스 침투 훈련의 경우 참여한 중소기업 한 곳은 실제 본인들이 운영 중인 실 서버 훈련을 통해 사이버 대피소로 이동했다 옮기는 등 실전형 훈련으로 참여했다. 또 방화벽을 구축했지만 사용하지 못했던 업체가 이번 모의 훈련을 통해 이를 사용하고, 취약점을 파악하는 성과도 올렸다. 하반기 모의훈련에서 디도스 공격과 탐지 대응 시간은 15분이 소요되면서 올해 상반기 19분보다 21% 단축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APT 대응을 위해서는 해킹 메일을 보내고 그 메일을 클릭해 감염되는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진행됐다. KISA 측은 2만 개에 해당하는 샘플을 분석해 기업 특성에 맞게 유혹할 수 있는 해킹 메일을 뽑아서 의도적으로 감염 시도를 했다. 상반기 때 참가 인원의 8.5%가 해킹 메일을 클릭했는데, 중반기에 다시 상반기 해킹을 당했던 사람들에게 타깃 메일을 발송한 결과 5.5%로 감염률이 낮아지는 효과를 낳았다.
KISA는 가칭 '모의훈련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사이버 위기 대응 프로세스를 통해 기업이 어느 때든 서비스 형태로 모의훈련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사이버 침해 위협이 급증하는 분야를 중점적으로 발굴해 훈련 폭의 확대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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