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17일 오후 세종시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야외 공기청정기 추진 현황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환경부는 지난 3월 야외용 공기정화기를 개발해 도심에 설치하는 방안 추진 계획을 발표했었다. 기업들이 공모를 거쳐 제품을 개발하면 실증 과정을 통해 효과를 보고 시범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여론의 반발이 심해 사실상 멈춰선 상황이다.
조 장관은 간담회에서 "(공기가) 정체된 상황에서 고농도가 발생해 재난으로 선포되면 국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줘야 한다"며 "고농도가 압축된 지역에 대해서는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아주 심한 가로(街路)의 경우 공기정화장치를 했을 때 농도가 30~40% 낮아졌다는 경험도 있다"며 "한국적인 기술을 개발해서 그런 것을 할 수 있다면 해야 된다고 본다"고 했다.
한국형 야외 공기청정기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너무 이상한 기술이라고 생각해서 민간 기업에서 (기술 개발을) 검토하다가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왜 이런 이야기가 웃음거리가 되어야 하는가"라며 "광주에 조성되고 있는 공기 산업 클러스터 등 이런 곳에서 연구를 앞으로 민간이 알아서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웃음거리가 되지 않는 미세먼지 기술이 언젠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내년도에 미세먼지 정책을 확대해 에너지 시스템 전환, 저탄소 전략, 기후변화 대응 등 패러다임 전환에 초점을 맞춘 환경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조 장관은 "미세먼지 관련 주요 실무 책임자를 주 단위로 만나서 끊임없이 현재 추진되는 정책을 보강하기 위한 검토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미세먼지에만 국한되지 않는, 기후변화까지 포함한 패러다임적 전환을 위한 정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은진기자 jineun@dt.co.kr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고농도 계절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자발적 협약식'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