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 40년 된 공동관리아파트
재개발 사업 최대 '걸림돌'로
공동 소유 연구기관 개발 반대
재개발 사업 최대 '걸림돌'로
공동 소유 연구기관 개발 반대
'대덕연구단지 최고의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대덕공동관리아파트가 정부와 대전시가 추진 예정인 '대덕특구 리노베이션'의 최대 걸림돌로 부각되고 있다. 아파트를 공동 소유한 일부 연구기관이 정부 주도의 개발 계획에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고, 다른 연구기관도 내심 공동 개발에 따른 소유권 이관에 주저하고 있어 본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대덕공동관리아파트는 1979년 대덕연구단지 조성과 함께 해외 유치 과학자와 연구단지에 종사하는 연구자의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대전 유성구 도룡동 일대 3만7648㎡(1만3000평) 부지에 174세대 규모로 지어졌다. 올해로 건립 40년이 될 정도로 매우 노후화된 아파트로, 입주민은 2010년 이후 모두 이주한 상황이며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다. 공동관리아파트는 7개 대덕특구 연구기관이 지분을 공동 소유하고 있는 데,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전체 지분의 26.5%를 차지해 가장 많다. 이어 한국표준과학연구원(24%), 한국화학연구원(17.4%), 한국기계연구원(14.5%),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10%),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4.8%),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2.8%) 등의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동관리아파트는 시설 노후화로 인해 2011년 재건축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매각을 추진했으나, 공동 소유 기관 간 이견 차이와 시공사 등과의 법적 소송에 휘말려 사업 추진이 중도에 수 차례 파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 법적 소송을 거쳐 출연연 총괄 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업무를 이관 받아 재개발 방향과 계획 등을 마련해 왔다.
연구회는 지난해 국비와 지방비 매칭으로 486억원 규모의 '공동관리아파트 부분개발 계획안'을 만들어 정부에 예산을 요청했다. 하지만, 예산 당국으로부터 전체 개발계획안 제시를 요구받아 올해 다시 5억원의 예산을 받아 조만간 공동관리아파트 개발을 위한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과기정통부와 대전시는 2023년 대덕특구 출범 50주년을 맞아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마스터 플랜 기본 구상안'을 마련, 공동관리아파트를 대덕특구의 랜드마크이자 과학기술 허브인 '창의혁신 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올해 안으로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계획을 마련, 내년부터 본격적인 예산 작업을 통해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원자력연, 표준연, 기계연, 화학연, 에너지기술연 등 5개 출연연은 소유권 이관을 포함한 개발 관련 사항을 상위기관인 연구회에 선언적으로 위임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출연연 소속이 아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원자력안전기술원 등 2개 연구기관은 공동 개발 자체에 시각차를 드러내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여기에 5개 출연연도 소유권 포기 대신 개발 이후 사용권 확보 등 자체 보유한 지분 만큼 재산권을 행사하겠다는 기조여서 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지분을 소유한 연구기관의 모 관계자는 "우리 기관이 보유한 지분 만큼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연구회가 정부 주도 개발을 내세워 소유권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사실상 강요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며 "앞으로 개발 계획과 활용방안이 어떻게 정해질 지에 따라 각 기관의 입장이 다를 수 있고, 연구회가 리더십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사업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공동관리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30년 된 민간 아파트(150세대) 123㎡(37평) 시세가 6억35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건설사 등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