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분야 데이터 거래소가 오는 3월 문을 연다. 이른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따른 데이터 유통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보안원에서 '금융 분야 데이터 유통 생태계 구축 협의회'의 첫 회의를 열고, 오는 3월 데이터 거래소를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인 '가명정보', '익명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정한 법이다. 금융당국은 데이터 3법 통과를 염두에 두고 지난해 6월 데이터 거래소 설립을 포함한 '금융 빅데이터 인프라' 개설 방안을 공개했다.
금융분야 데이터 거래소는 금융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 금융·통신·기업정보 등의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데이터나 제공 형태 등을 공급자에게 직접 요청할 수 있고, 데이터 검색·계약·결제·분석 등이 한 번에 가능하다. 데이터 거래소가 문을 열면 암호화된 공공정보를 카드매출 정보와 결합해 상권분석 서비스를 개발·제공하는 등의 데이터 결합 활용이 가능해진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17년 2500곳이 넘는 데이터 중개상(Data broker)이 민간·공공부문의 데이터를 수집·결합해 15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를 수요자에 판매했다. 구글·페이스북 등 거대 IT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데이터 중개상을 통해 연구개발 등에 필요한 데이터를 거래했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설립된 '귀양 빅데이터 거래소'와 민간·공공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데이터 거래 지원센터'를 상하이, 베이징, 선전 등 3곳에서 운영 중이다. 귀양 빅데이터 거래소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 기업 2000여곳이 회원사로 데이터를 거래 중이다.
금융위는 데이터 유통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 등이 참여한 금융분야 데이터 유통 생태계 구축 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 하에 '수요·공급 기반', '유통 가이드라인', '정책적 지원'의 3개 작업반을 구성하고 업권별, 회사별 데이터 수요 및 보유 현황 조사, 데이터 거래 표준 절차와 표준 계약서 등을 마련한다.
정보 유출 우려를 없애기 위해 분석 플랫폼 형태의 데이터 판매 방식을 지원한다. 거래소 내에서 정보를 분석·활용한 뒤 결과 데이터만을 내놓는 것이다. 적정한 데이터 가격 산정 기준을 세우기 위해 데이터 구매를 지원하는 데이터 바우처 도입도 검토한다.
또 금융회사들이 데이터 유통과 결합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금융권 데이터 유통·결합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가명정보 거래·결합와 데이터 유통 단계(생산·가공·분석·판매 등)에 대한 구체적 절차·보호대책 등이 포함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내 데이터 시장은 기준가격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데이터 거래소로 데이터 수요자는 필요한 양질의 데이터를 원활히 공급받고, 데이터 공급자는 데이터를 적정한 가격에 안전한 거래 절차를 통해 판매하여 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윈윈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진현진기자 2jinh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