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화 아주대 명예교수
![[포럼] 플랫폼 구축 없이 데이터경제 없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001/2020012202102369061001[1].jpg "[포럼] 플랫폼 구축 없이 데이터경제 없다")
데이터 경제는 다양한 산업을 견인하므로 편리한 데이터 활용 생태계 조성과 오픈 데이터 정책이 절실하다. 휴대폰 통화, 카드결제, 기상정보, SNS 메시지, 인터넷 검색, 도로 교통량 등이 중요한 데이터 경제의 자원이다. 인터넷, 모바일 기기, 클라우드 네트워킹 등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량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정부나 기업은 기존의 체계 및 관리 방법으로 관리할 수 없다. 4차 산업시대에 넘쳐나는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를 통해 산업별로 경제적 타당성, 기술적 가능성, 타 분야와의 연관관계를 분석하면서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정보들을 파악하거나 새로운 발전방향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즉 이러한 빅데이터가 경제적 자산이 되고 가치창출의 원천이 될 것이다.
빅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통계학,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등의 IT 과학과 경영학, 심리학, 언어학, 사회학,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복합적으로 필요하다. 빅데이터는 미래 사회의 경쟁 우위를 좌우하는 21세기 자원이며, 기업은 다가오는 데이터 경제를 이해하고 잘 활용하여야 성공할 수 있다.
빅데이터는 이미 우리 일상에 속속들이 스며들었고, AI는 하루가 다르게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산업현장을 바꾸고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면 수십 년 일한 기술 장인의 경험을 모든 구성원이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과거 연구실에서 데이터 분석이 수행되었다면, 요즘은 현장에서 직접 일하며 맞춤형 데이터 분석이 수행되는 시대가 되었다. 스마트팩토리 경우를 보면 AI 생태계가 어떻게 진화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예측할 수 있다. 인구통계, 날씨, 경쟁사 정보 등을 분석해 어떤 마케팅 프로모션이 효과적일지 판단한다. 선적부터 통관까지 물류 관리를 실시간 처리하는 것은 물론, 리스크 모니터링으로 가장 안전한 경로, 비용이 가장 저렴한 경로를 추천하며 활용되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산업계의 숙원인 데이터3법 개정안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데이터3법은 가명정보 개념을 추가해 본인 동의 없이 통계 작성, 연구 등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개인정보 관련 내용을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이관한다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상업 통계 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을 위해 가명정보를 신용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이용 제공하는 신용정보법 개정안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핵심적인 내용은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비식별화한 가명정보를 개인 동의 없이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향후 AI 및 빅데이터 등 많은 데이터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상품개발이 활성화될 것이다. 금융업계는 데이터3법을 계기로 최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 정책은 개인 데이터의 주권을 기업에서 개인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은 자신의 데이터를 주체적으로 활용하고, 또 기업에 데이터 활용을 맡기는 등 활발한 데이터 유통이 전개될 전망이다. 활성화될 데이터 유통을 통해 금융업계는 오픈뱅킹 등 핀테크 혁신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기존에는 조회 등의 업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신용정보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 창출이 가능하다. 또 의료 분야에서는 건강정보를 활용해 정밀의료, AI 진단, 원격의료 등 의료 혁신이 가능해진다. 정밀의료의 경우 촬영한 영상을 의사가 살피는 것보다 높은 정밀도를 처리하는 AI 기술이 활용되면 국내 헬스 및 의료 산업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유럽연합은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과 같은 수준의 개인정보보호 제도를 갖춘 나라를 적정성 결정 국가로 인정해 별도 인가 없이 개인정보를 외부로 이전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정부는 데이터3법을 계기로 유럽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적정성 결정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
데이터 경제는 모든 데이터가 활용하기 쉽게 제공되어 혁신적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데이터를 단순히 수집, 생성 및 축적하는 단계를 넘어서 데이터를 공유하고, 공동 자원으로 활용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시대로 전환되어야 한다. 따라서 데이터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적 추진이 필요하다.
첫째, 데이터 경제의 발전 방향은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통한 신규시장을 창출하고 전 산업에 걸쳐 효율성 및 생산성 증대 효과를 발생시켜야한다. 데이터 공급자와 수요자가 쉽게 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위해 데이터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장애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국가가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파악하여 다양한 분야로 세분하고 각 분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데이터 경제 활성화의 출발점이다. 특히 비정형 데이터의 분석을 위한 가공 처리 과정에서 우리 실정에 맞는 한글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정부는 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민간이 구축하지 못하는 빅데이터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빅데이터 구축 지원 분야를 선정하여 해당 분야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원하며 AI 분석 서비스에 최적화한 빅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의 빅데이터 이용을 지원하고 글로벌 선진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를 줄여나가기 위해 기술개발 의욕 고취 및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명확한 시장수요와 목적을 갖고 문제 해결을 위해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우리 산업의 높은 제조업 비중을 고려한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빅데이터 구축은 AI 기술 도입을 통한 제조업 생산성 개선과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다. 기업의 신규 사업 진출이나 스타트업의 서비스 규모 확대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금융 분야는 물론 스마트시티, 헬스케어,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 다양한 산업 간 데이터 융·복합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 개발과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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