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현지 공장 멈춰… 공급망 붕괴
피해 규모도 예측 불가능한 상황
中企 애로 '원자재 등 수급' 꼽아
영세 제조업체 몰린 부산 직격탄
對中 수입품목 의존도 89% 달해
지역 경제까지 전방위적 악영향
피해 규모도 예측 불가능한 상황
中企 애로 '원자재 등 수급' 꼽아
영세 제조업체 몰린 부산 직격탄
對中 수입품목 의존도 89% 달해
지역 경제까지 전방위적 악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여파가 우리 경제의 근간인 뿌리산업을 흔들고 있다. 미·중 무역전과 일본의 경제보복에 이어 코로나 19까지, 연이은 삼각파고가 수출 한국호(號)를 때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 19 사태에 대해 중국 부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부산 등 일부 지역 산업계에선 "피해가 국소적이었던 일본 수출규제 때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수출기업에 대한 종합 대책을 이번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이뤄진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601건이다. 금액으로는 799억2000만 원의 금융지원이 집행됐다. 정책금융기관과 금융권에 접수된 금융지원 상담만 해도 6092건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주요 산업지역에서 공장이 멈춰서면서 전 세계 공급망은 물론 우리 기업의 피해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현지 공장이 가동을 전면 재개하더라도 내륙 운송 등 수출입 절차가 여전히 막힌 상황에서 피해규모는 예측 불가능한 수준이다. 일부 대형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진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뿌리산업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중(對中) 수출입업체 등 관련 중소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 피해현황 및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34.4%가 직접적인 피해를 호소했다. 특히 제조업의 31%가 피해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가장 큰 이유로는 '원자재 수급 차질'(56.4%)을 꼽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총 216건의 중소기업 피해·애로를 파악한 결과에서도 '수출입지연 애로'(30.1%)와 '원자재 수급 애로'(26.8%)로 인한 피해가 가장 많았다.
무엇보다 영세·중소 제조업이 몰려있는 부산 지역이 직격탄을 맞았다. 부산상공회의소가 분석한 '코로나19 관련 부산지역 대중국 품목별 수입 의존도'를 보면 부산 전체 수입품목 1189종 중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품목은 총 1055종으로 전체 수입품목의 88.7%에 달했다.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고의존도 품목은 390종으로 전체 중국 수입품목의 37%나 됐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일본 의존도가 높은 고의존도 품목은 90종이지만, 중국의 경우 4배 이상 많다"며 "일본 수출규제는 제한적으로 이뤄진 데다 아예 중단이 된 것이 아니어서 지역경제가 받는 타격이 적었지만, 이번에는 전방위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대구·경북 지역업체의 생산유발액이 대구 576억9100만 원, 경북 1763억9500만 원 감소하는 등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의 경우 수도권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지역기업들이 수입하던 품목은 규제에서 빠져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구지역의 한 자동차 부품기업은 중국 후베이성(湖北) 주재원을 전원 철수시킬 정도로 지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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