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 전년대비 9.8% 하락
'4대 제조국' 중 감소폭 최대치
中 -0.09% 日 -4.5% 獨 -5.2%
반도체 의존도 큰 취약점 보여
'4대 제조국' 중 감소폭 최대치
中 -0.09% 日 -4.5% 獨 -5.2%
반도체 의존도 큰 취약점 보여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지난해 한국의 수출이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보다 더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제조국(한국, 중국, 일본, 독일)을 통틀어도 수출 감소폭이 가장 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이 됐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세계무역기구(WTO)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작년 1∼3분기 세계 총수출은 전년동기보다 2.94% 감소했다. '4대 제조국' 중에서는 한국의 총수출이 9.83% 급감해 중국(-0.09%), 일본(-4.50%), 독일(-5.21%)과 비교해 가장 감소 폭이 컸다.
특히 작년기준 한국 전체 수출의 18%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부진이 뼈아팠다. 주력 메모리반도체 제품인 D램 가격이 1년만에 60%, 낸드플래시 가격은 5% 가량 하락한 것이 전체 수출 급감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나 보호무역의 영향을 받은 다른 국가보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주요 품목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특징을 보였다.
유엔의 세관통계 데이터베이스 '유엔 컴트레이드'(UN Comtrade) 기준 세계 20대 교역품목(원유·가스 제외) 시장점유율은 한국이 2008년 4.30%에서 2018년 6.58%로 2.28%포인트(p) 증가했다.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11.0%에서 20.83%로 2배 가까이(9.84%p) 늘었으며 독일은 1.64%p(12.88%→14.52%) 증가했다. 반면 일본은 8.91%에서 8.48%로 0.43%p 감소했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하면 2018년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6.58%에서 4.51%로 떨어져, 10년간 0.48%p 증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한국 반도체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008년 7.63%에서 2018년 31.34%로 23.71%p나 확대됐다. 이에 비해 한국의 자동차 세계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1.10%p(4.96%→6.07%) 증가에 그쳤고, 조선은 15.44%p(30.66%→15.22%)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그에 비해 중국은 TV, 화물자동차 등 2개 품목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시장점유율이 10년 동안 상승했고, 반도체, 통신장비는 20%p 이상 점유율이 늘어났다. 일본의 경우 승용차, 통신장비 등의 시장점유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최대 경쟁국 일본은 지난 해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출범, 미일 무역협정 체결 등으로 대외통상여건을 지속 개선하고 있는 만큼 우리 통상당국도 국제사회와의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우리 수출의 4분의 1, 해외투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성장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공세적인 통상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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