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규제 엎친데 코로나 덮쳐
영세상인·자영업자는 생계 위협
하루 대출상담 4220건 달해
실제 대출 접수 건의 3% 그쳐
"임대료·세금 등 특단지원책을"
영세상인·자영업자는 생계 위협
하루 대출상담 4220건 달해
실제 대출 접수 건의 3% 그쳐
"임대료·세금 등 특단지원책을"
소진공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하루 평균 소상공인 정책자금 상담이 15건 정도였다면, 지금은 60∼70건으로 최대 5배 가까이 늘었죠.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실감하고 있어요."
대전에 위치한 소상공인지원센터 소속 직원은 코로라19 사태 이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매일 상담 건수로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조치로 경영상의 큰 타격을 받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이번에는 국가적 재난상황인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불황 속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까지 더해지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서민경제의 핵심 축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생존의 갈림길'에 서서 하루하루 힘겨운 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적 어려움과 피해규모가 가중되는 상황을 반영하듯, 현재 소상공인들의 경영애로자금 신청 코너는 어떻게 해서라도 정책자금을 확보해 보려는 사람들로 폭발 직전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각 지역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접수한 경영애로자금 건수를 보면 시행 첫 날인 지난달 13일 1820건에 그쳤던 것이 지난달 28일에는 4220건으로 2주 사이 2.5배 가까이 급증해 총 2만8645건에 달했다. 접수 금액도 같은 기간 18억원에서 42억원으로 늘어 총 1조4785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실제 대출이 이뤄진 건수는 접수 건수에 한참 못 미쳐 집행률이 더딘 상황이다. 지난달 13∼28일까지 대출 실행 건수는 878건으로 전체 접수 건수의 3%, 대출 금액은 430억원으로 3%에 못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대출 심사를 앞당겨 자금 집행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청 요건과 집행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음식·숙박업, 여행업, 도소매업 등 특정 업종과 타 지역에 비해 피해 규모가 큰 대구·경북 등 특정 지역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확대와 즉각적인 자금지원이 절실하다.
이와 함께 자금 신청 요건과 심사 기간 단축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A사장은 "임대료와 세금 납부 등 정작 자금이 급하게 필요한 영세 자영업자가 아닌 수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대형 음식점과 숙박업자들도 낮은 금리 탓에 자금을 신청하고 있다"면서 "당장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자금을 신속하게 지원받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청요건을 일정 매출액 기준으로 한정해 신청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소기업도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일본 수출규제 여파에 코로나19까지 맞물려 공장 가동 중단이나 생산차질을 겪는 곳이 많다.
수술용 치료기기 업체인 B사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원재료 수급이 몇 달째 지연돼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자동차 부품 C기업도 중국 현지 공장에서 1차 생산 후, 국내에 들여와 2차 가공해 해외에 수출하고 있지만, 중국 공장의 가동 중단과 생산직 종업원들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30억원 가량의 물적 피해를 보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당장 중국 수출 감소와 부품수급 차질 등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자금지원 확대와 함께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기위축 등을 감안해 정부 차원의 선제적인 투자와 국내 경제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의 특단의 지원책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특히 소상공인의 경우 최소 5000만원 이상 긴급 대출을 해줘야 일정 기간 버틸 수 있는 만큼 조속한 추경 확보 및 집행을 통해 정부가 산업계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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