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참여 가능 관심 높아
일반분양가보다 비싸지만 인기
일반분양가보다 비싸지만 인기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의 고분양가 통제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 규제가 이어지자 셈법이 복잡해진 정비사업 조합들이 속속 보류지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조합이 일반분양을 하지 않고 여분으로 남겨둔 물량이다. 보류지 물량은 청약 통장이 따로 필요 없고 다주택자도 참여가 가능해 일반 분양가에 비해 비싼 가격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재건축 조합에서는 다음달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분양 일정이 불투명해지자 보류지를 기존 19가구에서 10가구 늘린 29가구로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조합도 정부의 분양가 규제가 지속되자 분양 계획을 전면 수정해 일반 분양 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보류지를 26가구 확보하기로 했다. 원베일리 조합은 이를 위해 기존 조합원을 대상으로 1+1 재건축 신청을 확대했다.
정비사업 조합들이 보류지 확대에 나선 것은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서다.
청약 통장이 따로 필요 없고 다주택자도 참여가 가능해 수요자들이 비싼 가격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보류지 전용면적 84㎡는 최근 30억원에 낙찰됐다. 앞서 작년 12·16 대책 발표 직후인 12월 20일 실시된 보류지 매각 당시 전용 106㎡는 40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정부의 고가 아파트 대출 금지와 촘촘한 자금 출처 조사 압박에도 당시 업계가 예상한 낙찰 금액인 39억5500만원을 훌쩍 넘긴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이외에도 헬리오시티(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가 보류지 매각을 추진 중이다. 헬리오시티 조합은 지난달초 최고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아파트 2가구와 상가 4호의 보류지 잔여분 매각을 진행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아파트의 경우 전용 84.97㎡ 17억5000만원, 전용 84.98㎡ 17억3500만원이었다. 조합이 앞서 작년 7월과 9월 각각 아파트 5가구를 일괄·개별매각 공고한 보류지는 모두 낙찰됐다.
일괄매각 당시 최저 입찰금액 합계가 77억400만원이었으나 낙찰가는 이보다 1억200만원 높은 78억600만원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매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개별매각 때는 최저 입찰가가 일괄매각 때보다 1억∼2억원 높아졌음에도 5가구가 모두 주인을 찾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은 "정부 규제에도 서울 집값이 크게 꺾이지 않자 청약 규제에서 비껴나 있는 보류지에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공급 부족 불안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점도 보류지가 인기를 끄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장재현 본부장은 "다만 용적률이나 건축상 한계가 있어 수익을 보상받을 수 있는 해결책으론 제한되기 때문에 보류지 확대 움직임이 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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