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인 '한국형 전자정부'를 1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사이버 보안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리나라 전자정부에 대한 평가는 'IT 강국'이란 명성과 함께 세계 상위권에 속하지만, 사이버 보안 분야에선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일본보다 취약한 편이다. 전자정부 성과는 해외 수출로도 이어지는 만큼 제도적 기반을 탄탄히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15일 행정안전부와 국회입법조사처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자정부는 2018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이버보안지수에서 15위를 차지했다. ITU는 유엔(UN) 산하 정보통신기술 분야 전문 국제기구인데, 전자정부 시스템의 보안에 대한 대응과 회복을 측정하는 지수를 2년마다 발간한다. 한국보다 높은 지수를 기록한 국가는 영국(1위)·리투아니아(4위)·사우디아라비아(13위) 등이 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6위)·말레이시아(8위)·일본(14위)이 한국보다 우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취약한 것이 세계 순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UN이 2년마다 집계하는 전자정부 평가 지표를 보면, 한국형 전자정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3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가 2016년과 2018년에는 3위에 그쳤다.
최정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최근 '국제통계 동향과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UN의 전자정부 평가는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각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보호하고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는 '전자정부 회복탄력성' 평가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며 "한국도 전자정부 시스템의 사이버 보안 관련 조직과 법률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2015년에 '사이버 보안청'(CSA)을 설립해 보안 관련 산업을 육성한 것이 가점의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도 한국형 전자정부의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업무가 전자화 할수록 개인정보 보호수준에 대한 요구도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 주체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가명처리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 입법조사관은 "법 개정에 따라 데이터 활용범위는 넓어졌지만, 동시에 데이터 안전한 활용과 보호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행안부는 이달 말까지 데이터3법 시행령·고시 등 하위법령을 마련할 예정이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ITU 조사국 중 상위 34개국 사이버보안지수(2018). 캐나다·노르웨이 공동 9위, 일본·모리셔스 공동 14위로 한국은 15위. 자료 : ITU, 'Global Cybersecurity Index(GCI)', 2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