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 아파트 매매가격 1년 만에 '동반하락'…거래량도 주춤
부산은 2년만에 최고청약경쟁률 경신…대구·위례·과천도 청약과열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문재인 정부들어 열아홉번에 걸친 규제책에도 꿈쩍않던 부동산 시장이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을 통해 대면해야하는 재고주택시장은 그동안 급등했던 강남4구를 중심으로 침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모델하우스 등으로 온라인 청약이 가능한 비대면 시장은 여전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셋째주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아파트값이 1년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구가 전주대비 0.06% 하락하며 가장 많이 떨어졌고 서초가 0.02% 하락, 강남과 송파구가 각각 0.01%씩 떨어졌다.
부동산114 통계에서 강남4구가 동시에 하락한 것은 지난해 3월 22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부동산 거래량도 급속도로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6일 기준 서울 부동산 거래량은 총 875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2277건)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지난달(6767건)과 비교하면 약 8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통해 집을 보러 오는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고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매수나 매도가 급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예 방문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도 "통상 3~5월은 봄 이사철로 분양 성수기에 꼽히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예년에 비해 주춤하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은 최근 실거래가가 지난해 말 대비 2억~3억원 가량 떨어졌다.
반면 비대면이 가능한 청약시장의 경우 내집마련 수요가 몰리면서 연초부터 과열되고 있다. 여기에 분양일정 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물량도 예정보다 부족한 형국이다.
올해 부산에서 처음으로 공급된 브랜드 아파트 포레나 부산 덕천은 오프라인 모델하우스 없이 사이버 모델하우스만 운영했지만 2018년 이후 부산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평균 88.2대 1을 기록했다.
대구에서 분양된 청라힐스자이 역시 평균 14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민간분양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역시 오프라인 견본주택 문을 열지 않고 사이버 모델하우스로만 분양한 단지다.
이 밖에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가 104대 1, 과천제이드자이가 193.6대 1 등 사이버 모델하우스 단지들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견본주택 내부를 실제로 볼 수 없어 현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며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분양단지들이 인기를 끌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여는 단지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최근 사이버 모델하우스 단지들이 청약 성적이 좋다보니 사이버 모델하우스로만 견본주택을 운영하는 단지도 더 증가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수차례의 부동산 대책에도 꿈쩍않던 부동산 시장이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2일 이후 이달 강남4구의 아파트값은 1년여 만에 동시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강남4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