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비만을 관리하는 방법 간단합니다. 우리 천일염을 먹으면 되죠.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도 뛰어넘을 수 있는 게 바로 우리 것입니다."
국내 연구진이 7년간의 노력 끝에 우리 천일염의 비만 억제 효능의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비만 억제효과 뿐 아니라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 비만으로 인한 질환 관리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도 밝혀냈다.
현재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2월호에 실리기도 했다.
화제의 주인공이 바로 박건영 차의과학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와 그 연구팀이다. 18일 경기 성남시 판교동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만난 박 교수는 "일반 정제염과 달리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큐브형 천일염'은 미네랄이 많이 함유돼 있어 항비만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연살해(NK)세포를 활성화 해 면역과 항암 효과도 높일 수 있다"며 우리 천일염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박 교수는 30년 넘게 김치와 된장의 효능에 대해 연구해 온 발효식품 연구학자다. 우리 '한국 음식'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선구자인 셈이다.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김치·된장 박사'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그는 "과거 김치와 된장은 나트륨 함유량이 많아 위암 발병률을 높인다고들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 박 교수는 김치와 된장의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을 알리는 데 널리 공헌해 온 인물이다. 지난 2014년에는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학술지인 '저널 오브 메디셔널 푸드'에 김치의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을 알리는 글을 실어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앞서서는 한국의 기능성 식품을 소개하는 영문판 서적(Korean Functional Foods) 집필에도 참여했다.
박 교수가 소금을 연구하게 된 것은 역시 김치 등 우리 발효음식 때문이었다. "소금 함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이다.
박 교수는 과학자답게 연구 결과로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밝히고자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그 때문에 무려 7년여의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결과는 다행히 좋았다. 쥐를 통한 실험에서 일반 정제염을 섭취한 실험군의 비만도가 높아진 데 반해 큐브형 천일염을 섭취한 실험군은 되레 비만도가 낮아진 것이다. 건강에 좋은 고밀도 지단백질(HDL) 콜레스테롤은 늘어나고, 건강에 나쁜 저밀도 지단백질(LDL) 콜레스테롤은 줄어든다는 점도 발견했다.
박 교수는 "통상적으로 소금은 살을 찌게 하는 것으로 여겨졌는데, 큐브형 천일염은 살을 빼는 효과가 있었다"며 "대개 비만이 대장암을 유발한다는 인식에서 볼 때 항암 효과까지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큐브형 천일염이 일반 정제염보다 낫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순간"이라며 "일반 소금 대비 60배 비싼 게랑드 소금보다도 우리 천일염이 더 우수하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큐브형 천일염이 다른 소금에 비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게 된 비밀은 '미네랄 함유량'"이라고 귀띔했다. '신간수'로만 제조한 천일염은 함유된 미네랄 가운데 마그네슘과 황의 비율이 낮아진다. 이러한 요인이 큐브형 천일염의 효능을 끌어올렸다는 게 박 교수 분석의 골자다.
박 교수는 "큐브형 천일염은 우리나라에만 있다"며 이번 연구 성과를 토대로 큐브형 천일염, 나아가 국산 천일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사실 우리 천일염은 '솔트인다이아몬드'라는 브랜드로 이미 상품화된 상황이다. 천일염을 생산 판매하는 양시진 차이나유니필드 대표는 이번 박 교수 연구 성과에 대해 "그동안 알려진 살균력 등으로 막연히 우리 천일염이 좋다고만 하던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세계에 알린 것"이라며 "항비만은 물론 항암과 면역력 증대에도 기여한다는 점도 증명됐다"고 평했다.
박 교수는 "피라미드 소금, 히말라야 소금, 게랑드 소금 등 세계적인 소금보다 우리 규브형 소금이 더 효능이 좋다"며 "우리나라의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18일 경기 성남시 판교동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디지털타임스가 박건영 차의과학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