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새 트렌드로
대중교통 이용자 절반 줄어
일상 정지된 주부 만족도 '뚝'
대중교통 이용자 절반 줄어
일상 정지된 주부 만족도 '뚝'
박동욱기자 fufus@
코로나19에 '사회적 중지' 심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소위 '소셜 넉-오프'(사회적 중지)가 길어지면 사회적 변형이 속출하고 있다. 이전 같으면 불편했을 '드라이브 스루'가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는가 하면 집을 벗어나지 않는 '방콕'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무인, 드라이브 스루 확산 = 19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경북 포항에 있는 포항제철중학교는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신입생 학부모에게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교과서를 나눠준다. 배포는 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다. 이 학교 신입생 518명 가운데 희망자에게 교과서를 배부하고 있다. 목적은 대면 접촉을 줄이기 위해서다. 교과서 14권을 전해 가방에 넣어서 준다. 학교 측은 20개 반을 5개씩 나눠 이틀에 걸쳐 오전과 오후에 나눠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공도서관 휴관이 연장되자 세종시는 도서관 밖 도서 대출 서비스를 확대한다. 오는 23일부터 24시간 무인 대출·반납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U-도서관'을 현행 2곳에서 7곳으로 늘려 운영한다.
U-도서관에서는 비치된 기본 장서 300권 뿐만 아니라 시내 다른 공공도서관에 있는 책들도 빌려 볼 수 있다.
◇방콕 현상 심화 = 병원 방문 환자 수가 크게 줄었다. 병원은 감염 위험이 높아 가능한 병원 방문 진료를 삼가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대한병원협회는 전국 병원 98곳을 대상으로 입원환자 및 외래환자 변화 추세를 파악한 결과, 입원 환자 수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1월과 2월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평균 3.68%와 3.49% 감소했다. 사태가 악화하면서 이달 입원환자 수는 평균 26.44% 줄었다. 더욱이 이달 기준 외래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상급종합병원이 26.09% 줄었다. 종합병원은 23.31%, 병원급은 46.68% 떨어졌다.
부산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다. 이날 '부산시 대중교통 이용 승객 동향 분석' 자료를 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에는 부산 지하철 1∼4호선 이용객 수가 지난해 대비 2.4∼12% 줄었다. 부산 첫 감염 사례가 발표된 다음 첫 주말인 22일 토요일은 지난해 91만명 대비 48만명이 이용하는 데 그쳤다. 47%가 줄어든 것이다. 이어진 일요일은 무려 61%가 줄었다.
◇가정 지키는 주부 고통 심화 = 코로나 19 탓에 결국 주부와 자영업자 등이 일상 활동에 적지 않은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장) 연구팀 조사결과, 일상 정지 정도를 100점 만점(완전 일상 정지 0점, 이전 일상 그대로 100점) 척도로 물어보니, 남자는 평균 51.3점이지만 여자는 44.2점에 그쳐 일상정지 정도가 심했다.
특히 주부의 일상 정지가 확연했다. 신천지대구교회 예배 참석자를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폭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이후 실시된 3차 조사(2월 25∼28일)에서 38.4점으로 전체 평균 48.3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보인 주부는 최근 5차 조사(3월 13∼16일)에서도 41.7점을 기록해 4차 조사(2월 27일∼3월 2일) 42.6보다도 더 낮아졌다.
유 교수는 "개학이 늦어지면서 어린이 등 건강 취약집단을 보호하느라 여성·주부 등의 일상 정지 수준이 높아진 것을 반영한다"면서 "코로나 위기에 대한 사회적 대응 과정에서 뒤에서 막중한 부담을 도맡고 있는 취약 집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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