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0만원 재난기본소득 지급
"지역경제 위기 극복 차원 결정"
1364만명 대상 지역화폐 형태
"경기 위축, 돈줘도 안쓰려고해"
실질적 효과 두고 의구심 커져
"지역경제 위기 극복 차원 결정"
1364만명 대상 지역화폐 형태
"경기 위축, 돈줘도 안쓰려고해"
실질적 효과 두고 의구심 커져
연합뉴스
경기도가 도민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했다. 소득이나 나이와 관계 없이 전체 주민에게 지급하는 것은 광역자치단체 중 경기도가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지역경제 위기를 극복한다는 취지지만, 경기부양 효과가 미미한 '퍼주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4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을 조금이나마 타개하기 위해 재원을 총동원해 도민 1인당 10만원씩의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 지사는 "고소득자와 미성년자를 제외하거나, 미성년자는 차등을 두자는 의견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는 기본소득의 이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소득자 제외는 고액납세자에 대한 이중차별인 데다, 선별비용이 오히려 더 많이 들고 미성년자도 세금 내는 도민이며 소비지출 수요는 성인과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제외나 차별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월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인구는 1326만5377명이다. 3월 23일을 기준으로 하면 약 1364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민은 4월부터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원 확인만 하면 재난기본소득을 즉시 받을 수 있다. 단기간에 소비 진작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급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소멸하는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된다.
필요한 재원은 1조3642억원으로 추산했다. 경기도는 재난관리기금 3405억원, 재해구호기금 2737억원, 지역개발기금 7000억원을 내부 차용해 재원을 확보했다. 정부가 재난관리기금·재해구호기금을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 지원할 수 있도록 용도를 확대해 활용할 수 있었다. 부족한 재원은 극저신용대출 사업비 1000억원 중 500억 원을 삭감해 마련했다.이 지사는 "정부의 배려로 재난관리기금과 재난구호기금을 활용할 수 있게 됐지만 이를 다 모아도 도민 1인당 5만원을 넘기 어려워 재원을 총동원했다"며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이 국가 차원의 기본소득 논의의 단초가 되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 정책으로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하지만 소액으로 지급되는 일회성 재난기본소득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현찰을 주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방법"이라며 "소비자에게 돈을 줘도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돈을 안 쓰려고 한다"고 했다.이 교수는 "3개월짜리 상품권을 주더라도 사람들은 (전염병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소비를 연기하려고 할 수밖에 없다"라며 "전 국민에게 100만원을 주더라도 사람들은 돈을 안 쓰고 쥐고만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재정을 투입해도 직접 효과가 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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