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부가 2차 추경안에서 확정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보면 기초생활수급 4인 가구가 가장 큰 지원금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이들은 중복 혜택을 통해 최대 384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이 아니더라도 최근 3~4월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직접 입증하는 가구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다만 지급 대상 가운데 재산세 과세표준 합산액이 9억원을 넘어 대상에서 제외되는 가구에 따라 재난지원금 재원이 남아 있을 경우에 가능하다.
이날 정부 발표의 세부 내용을 보면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가장 큰 혜택을 누리는 대상은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과 만 7세 미만 아동 3명으로 이뤄진 4인 규모의 기초생활보장 생계·의료급여 수급 조손가정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소득 수준에 따라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권자로 나뉜다. 중위소득 30% 이하이면 생계급여 수급 대상자, 40% 이하이면 의료급여 수급 대상자다.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는 각각 중위소득 45%, 50% 이하다.
정부는 소득이 더 낮은 생계·의료급여 수급 대상 106만 가구엔 4개월간 총 140만원 상당(4인 가구 기준), 주거·교육급여 수급 대상인 32만 가구엔 108만원 상당(4인 가구 기준)의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생계·의료급여 수급자 가구에는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된다. 0~7세 미만 아동이 있으면 1인당 40만원씩 받을 수 있다. 노인 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은 노인 일자리쿠폰 23만6000원을 받는다. 급여의 30%를 상품권으로 받겠다고 신청했을 때 총 보수의 20%를 쿠폰으로 추가 지급하는 형태다.
지급 대상 요건이 맞는다면 이를 모두 중복해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생계·의료급여 수급 가구에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 노인과 만 7세 미만 아동 3명이 있다고 가정하면 총 383만6000원을 받을 수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에 더해 정부가 앞서 발표했던 140만원 상당의 저소득층 소비쿠폰, 노인일자리 쿠폰(23만6000원), 특별돌봄 쿠폰(1인당 40만원) 등 중복 수혜가 가능한 지원금을 모두 더한 것이다.
일반인 지원 대상은 올해 3월 말까지 기준 납부한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선정한다. 직장가입자 가구의 경우 본인 부담 건보료가 1인 가구 8만8344원, 2인 15만25원, 3인 19만5200원, 4인 23만7652원 이하면 받을 수 있다. 4인 기준으로 지역가입자 가구는 25만4909원, 혼합가구는 24만2715원 이하여야 대상이 된다. 정부는 소득이 하위 70%에 해당하더라도 가구원의 재산세 과세표준이 9억원을 넘거나 금융종합소득세의 부과기준이 되는 금융소득 연 2000만원 이상 가구에 대해선 대상에서 제외했다.
정부는 이 같은 컷오프를 통해 약 12만5000가구가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컷오프를 통해 재원이 남을 경우 일부 대상자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증하는 가구에 대해 선별적으로 지급 대상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컷오프로 절감되는 재원은 추가되는 가구에 지원되도록 조정해 지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질적으로 재원이 남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산정한 컷오프 대상 12만5000가구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추정한 결과로 확정된 수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컷오프 대상은 시뮬레이션 결과보다 더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면서 "다만 재원이 남는다면 대상에서 제외됐더라도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증한 가구에 대해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소득이 급감한 학습지 교사, 대리운전 기사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무급휴직자에 대한 특별지원도 이뤄진다. 코로나19로 2월 23일 이후 조업이 전면·부분 중단된 영세 사업장에서 5일 이상 무급휴직을 한 노동자에 대해서는 2개월간 최대 100만원의 고용안정지원금이 지급된다. 역시 코로나19로 일거리가 5일 이상 끊기거나 소득이 25% 이상 줄어든 특수고용직 종사자도 심사를 거쳐 1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성승제기자 ban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