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출범 앞두고 여야대치에
원내 교섭단체 유지 가능성 커
민주, 통합당 움직임 예의주시
원내 교섭단체 유지 가능성 커
민주, 통합당 움직임 예의주시
연합뉴스
출범이 '꼼수'였던 위성정당이 그 운영도 '꼼수'로 가나 주목된다. 거대양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이 심상치 않은 행보를 이어가면서 정치권 안팎이 시끄럽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앞두고 여야의 줄다리기가 예상되자 위성정당을 흡수통합 하지 않고, 원내 교섭단체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더시민당)은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꼼수' 비판을 받은 위성정당의 정당성이라도 인정받으려면 계획대로 흡수통합을 해야 한다는 '대의명분론'과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원내 교섭단체로 운영할 경우 동일한 대응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불가피론'이 맞서고 있다.
우희종 더시민당 대표는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총선 후 해체(민주당으로 흡수통합)'라는 계획을 수정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검찰개혁의 중심추인 공수처를 안정적으로 구성하려면 교섭단체를 만드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 대표는 "더시민당이 출범한 취지는 검찰개혁"이라며 "검찰개혁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당규를 변경할 수 있다"고 했다. 더시민당에 참여한 소수정당 몫으로 당선된 용혜인(기본소득당)·조정훈 당선인(시대전환)은 기존 당으로 복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더시민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에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용 당선인은 "공동 교섭단체는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더시민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갖추려면 당선인(17석) 외에 추가로 3석이 필요하다. 민주당의 제1위성정당을 자처했던 열린민주당(3석)과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거나 민주당에서 의석을 꿔올 수도 있다. 더시민당이 교섭단체가 된다면 공수처장 추천위원회(7명)를 구성할 때 야당 추천 몫 2명 중 1명의 추천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공수처장은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대통령에게 추천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권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반면 더시민당의 교섭단체 구성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더시민당을 포함해 180석이라는 압승을 거뒀지만 위성정당을 그대로 유지하려 할 경우 부메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더시민당은 선거가 끝났으나 합당하는 게 맞는다"며 "혹 야당이 복수의 교섭단체를 구성하려고 하는 등 국민의 뜻에 벗어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순리의 정치로 가는 것이 맞는다"고 교섭단체 구성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다만 민주당은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합당이 굳이 미래한국당을 별도의 교섭단체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민주당도 고민할 필요가 없는 까닭이다.
그러나 통합당이 미래한국당 교섭단체 카드를 쉽사리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1대 국회에서 19석을 차지한 미래한국당은 1석만 추가할 경우 단독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 통합당으로서는 거대여당으로 재탄생한 민주당과 1대 1 구도로 붙는 것보다 미래한국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 1대 2 구도를 만드는 게 더 유리하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민주당과 통합당이) 위성정당을 교섭단체로 만들 것"이라고 예측한 뒤 "(양당이)계속 꼼수 정치를 한다면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