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매입 2116건… 6배 급증
은마 고점대비 5억원 떨어져
당분간 가격하락세 이어질듯
은마 고점대비 5억원 떨어져
당분간 가격하락세 이어질듯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락하자 지방 큰 손들이 움직이고 있다. 강남 입성 시점을 저울질하던 큰 손들은 시세보다 수억 저렴하게 나오는 절세 매물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감정원의 월별 매입자거주지별 매입 현황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지방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매달 2000건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지난달 지방 큰 손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건수는 2116건으로, 작년 3월 373건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늘었다.
서울에서도 재건축 대장주 아파트가 몰린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3월 거래량의 약 30%를 지방 큰손이 차지했다. 작년 3월만 하더라도 이들 지역에 대한 지방 큰손들의 아파트 매입이 20%대 초반대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고가아파트 대출 금지와 자금출처조사 강화 등으로 주택 구매가 쉽지 않은 가운데 최근 집값까지 크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올들어 지방 큰 손들의 강남 아파트 거래량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방 큰 손들의 적극적인 매집에도 불구하고 강남 아파트 값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실제로 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는 금융위기 때를 추월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최근 18억7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는데 작년 12월 고점 대비 5억원 하락한 가격이다. 은마아파트는 금융위기 당시에는 전용 84㎡가 3억5000만원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에서는 잇따라 16억원대 급매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거래된 트리지움 전용 84㎡는 연초보다 1억4000만원이 하락한 16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앞서 리센츠 전용 84㎡가 '증여 거래'된 것과 달리 정상 거래로 확인됐다.
엘스 아파트는 최근 며칠새 수천만원에서 수억 하락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엘스 인근의 한 부동산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18억5000만원인 전용 84㎡ 매물 가격이 5월말 계약시 18억원, 6월말 계약시 18억2000만원으로 조정됐다. 작년 12월만 하더라도 26억원을 넘어섰던 이 아파트의 전용 119㎡는 반전세를 낀 매물이 22억원에 나와 있다.
부동산 업계는 당분간 현재의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절세 매물들이 많지는 않지만 소화되지 않고 적체되다 보니 가격 하락세가 추가로 나타나고 있다"며 "5월 말까지 매물이 나오다가 이후에는 다소 주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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