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모더나 백신경쟁 우위선점
AI·데이터 분석 등 공격투자 주효
언택트 협업·신약 개발기간 단축
향후 5년간 1억달러 추가 투자
AI·데이터 분석 등 공격투자 주효
언택트 협업·신약 개발기간 단축
향후 5년간 1억달러 추가 투자
롯데정보통신 제공
MS 제공
'디지털 바이오테크'
18일 미국 뉴욕과 유럽증시 주요 지수를 급등시키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까지 동반 상승시킨 미 바이오 기업 모더나가 정의하는 기업의 정체성이다. 세계 증시는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팬데믹(대유행) 상황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에 상승했다.
모더나는 18일 백신 후보물질 'mRNA-1273' 1상 임상시험에 참여한 성인 남녀 45명 모두에서 항체가 형성됐다고 발표했다. 투여량을 달리해 두 차례 물질을 투여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과 비슷하거나 능가하는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다. 모더나는 7월 3차 임상을 거쳐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면 내년 초 백신을 출시할 계획이다. 전세계 제약·바이오기업이 사활을 걸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 가운데, 모더나는 경쟁에서 가장 앞서면서 천문학적 규모의 시장을 거머쥘 기회를 맞았다.
모더나가 백신 개발에 착수한 지 몇달 만에 '속도'에서 경쟁자들을 제친 무기는 디지털 기술이다. 모더나는 하버드대, MIT 등 바이오 대가들과 벤처기업가가 2010년 공동 창업한 메신저RNA(mRNA) 기술기업이다. mRNA를 세포에 전달해 타깃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발현하는 방식의 백신을 개발한다. 신약 개발에 평균 15년 이상 걸리는 기존 제약시장에 비교적 늦게 뛰어든 이 회사는 디지털 기술로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도를 진행해 왔다.
창업 후 1억달러(약 1225억원) 이상을 데이터사이언스, AI(인공지능), 데이터분석, 로보틱스, 자동화, 클라우드에 투자했다. 투자 키워드는 속도(스피드)다. AWS(아마존웹서비스) 클라우드를 도입해 민첩성을 높이고, 전통적인 컴퓨팅 기술보다 속도가 빠른 인메모리 기반의 SAP S/4 HANA ERP(전사적자원관리)를 적용했다. 그러면서 MS 팀즈, 오피스365 셰어포인트 등 클라우드 솔루션을 이용해 언택트 협업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
또한 사물인터넷, 자동화, 데이터 분석, AI를 통해 데이터가 실시간 공유·분석되도록 해 '리얼타임 경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회사는 향후 5년간 1억달러를 디지털 기술에 더 투자할 계획이다.
모더나가 경험한 디지털 기술의 효과는 국내외 기업이 지향하는 디지털 혁신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기업들은 인사·회계·구매·고객관리 등을 정보화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제조·기술개발 현장부터 상품 판매와 고객 서비스 접점까지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해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리스크에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는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상품·서비스 기획부터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민첩성을 확보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MSA(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5G의 초고속·초저지연 특성, 엣지컴퓨팅의 현장 처리능력, 최신 데이터 처리기술을 이용한 초고속 데이터 수집·분석, 사물인터넷을 통한 센싱 기술을 적용해 모세혈관부터 두뇌까지 연결하는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산 시계열 DB솔루션 기업인 마크베이스의 김성진 대표는 "항공기 엔진 하나에서만 한 시간에 수십 테라바이트의 데이터가 나오고, 대형 생산공장에서 초당 수십만, 수백만 건의 데이터가 쏟아지면서 과거와 다른 차원의 데이터 처리속도가 요구되고 있다"면서 "속도를 어떻게 높이느냐가 앞으로 IT뿐 아니라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갈라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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