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 제재 반대 목소리
연합뉴스
영국, 독일에 이어 캐나다까지 반 화웨이 동맹에 가세하면서, 고립무원에 빠진 화웨이가 미국 제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무역 제재와 관련, 이 같은 조치가 결국 구글, 퀄컴 등 미국 IT 산업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웨이는 "국가 안보와는 무관한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조치로 미국 내 기업 역시 수출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 분쟁이 한국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한국 기업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3일 화웨이는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와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때리기'에 대한 경고를 날렸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최근 '수출 통제: 미국의 다른 국가에 대한 안보 위협'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으로의 수출 길을 차단하려고 애쓰지만, 이는 결국 값비싼 비용의 지불과 아울러 무역과 외교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화웨이가 다른 OS(운영체제)를 선택하면 구글 안드로이드가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ZTE가 미국 기술 구매를 중단할 수 있다고 시장에 알려지면서 퀄컴의 주가가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등 기술 거래에 대한 제재는 중국 정부로 하여금 산업정책을 보다 공격적으로 끌고 갈 명분을 준다"면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 지원을 늘리고, 주요 첨단산업에 대한 자국내 조달을 골자로 한 공급 다변화를 앞당기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역시 미국의 무역 제재가 미국 반도체 리더십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 4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의뢰로 '중국과의 무역 제한이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리더십을 어떻게 종식시키는가' 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고, 양국 간 긴장 고조로 미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돼 시장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미국이 수출 제한 기업 명단을 유지한다면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향후 3~5년내 8%포인트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16%의 매출 감소를 겪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사실상 중국이 기술 독립에 성공하면 향후 3~5년내 미국 기업의 시장점유율(18%포인트) 및 매출(37%) 낙폭은 더 커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같은 매출 감소는 필연적으로 미국 반도체 산업의 연구개발과 자본 지출 축소로 이어져, 최대 4만명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화웨이는 이번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가 한국 기업들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 측은 "업계에서는 지난해 화웨이가 국내 기업들로부터 사들인 부품 구매액이 약 13조원 규모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의 구매가 전체의 약 9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반도체 기술 고도화에 성공해 화웨이가 안정적으로 반도체를 공급 받을 수 있는 다른 공급처를 찾는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손해는 불가피하다는 게 화웨이 측의 주장이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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