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문재인 정부가 서민 주거 안정을 외친 것과 달리 3년 내 서민 아파트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추세대로 이어지면 사실상 서울에서 아파트를 산 사람들은 모두 9억원 이상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신도림동 대림1 전용면적 84㎡가 지난 4일 약 9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된 올해 1월 8억8000만원과 비교해 2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이 아파트의 전용 59.9㎡는 연초만 하더라도 6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가격이 넉달새 7억5000만원으로 8000만원 이상 껑충 뛰었다.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상계주공3단지 전용 73.9㎡는 최근 실거래가가 3000만원 이상 높게 거래되며 8억원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9억 이하 아파트들의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자 수요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9억원 이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4개월새 77% 수준에서 80%대까지 늘어났다. 수요가 늘면서 집값도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KB국민은행의 KB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5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15억원 초과 아파트가 포함된 5분위(상위 20%)의 경우 5월 18억320만원으로 4월 18억794만원과 비교해 474만원(-0.26%) 하락했다. 그러나 9억원 이하 아파트가 포함된 1∼3분위 아파트값은 모두 합쳐 지난달 18억4843만원을 기록, 전월 18억3821만원보다 1022만원(0.56%) 올랐다. 누적 상승률로 보면 15억원 초과 5분위 아파트는 올해 2.36% 올랐으나 9억원 이하 1∼3분위 아파트는 7∼8% 올라 상승 폭이 3배나 높았다.
9억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뚜렷했던 풍선효과는 6억원 이하, 4억원 이하 아파트로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억 이하 아파트는 지난달 74만8517가구로 5개월새 약 4만5000가구 줄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108만7311가구와 비교하면 31%(-33만8794가구) 급감했다. 같은 기간 6억 이하 아파트는 38만2643가구로 작년 12월 말 43만9356가구와 비교해 5만6713가구(-13%) 줄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84만4541가구와 비교하면 3년새 절반 이상(-55%) 급감했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 집값 하락을 주도하던 강남권의 아파트값 회복 조짐과 맞물려 풍부한 부동자금이 중저가 아파트로 더 몰리면서, 당분간 이들 중저가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저금리와 풍부한 부동자금이 유입되면서 매매가격의 오름세가 가팔라졌고 가격의 상향 평준화도 지속되고 있다"며 "내년 서울 입주 아파트가 2만3000가구 정도로 올해 4만1000가구에 비해 크게 감소할 전망이라 당분간 공급 부족 불안감에 따른 매수 심리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정부의 규제 풍선효과로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올라 3년 내 서민 아파트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