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5월에도 취업자 수가 39만명 이상 감소해 3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같은 달 기준 실업자와 실업률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후 '최악'이다. 해외 락다운(봉쇄)조치로 인한 수출 급감에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고용 충격이 본격적으로 옮겨가는 징후도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1차 고용시장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을 보면 5월 취업자 수는 2693만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9만2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과 4월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취업자 수 감소가 3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10월∼201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실업자 수와 실업률은 1999년 통계 작성 후 5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13만3000명 늘어난 127만8000명, 실업률은 0.5%p(포인트) 오른 4.5%다.
정부는 '최악' 수준의 지표를 받아 들고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수치상으로는 고용이 크게 감소(-39.2만명)한 게 눈에 띕니다. 그러나 지난달(-47.6만명)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줄었다"며 "4월과 비교하면 5월의 고용상황이 개선되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19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업종(숙박·음식업, 교육업 등)의 고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전 김용범 기재부 차관도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5월 고용동향에 대해 "코로나19의 '1차 고용시장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한다"고 했다.
하지만 고용시장에선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산업별 취업자 수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감소 폭이 3개월 연속 확대됐다. 홍 부총리 역시 "교역상대국의 경제 위축으로 수출이 줄어들고, 그 여파는 제조업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폭이 3개월 연속 확대된 것은 코로나19로 수출입 제한이 생겨 자동차 및 트레일러를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된 영향이 가장 컸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고용 전망에 대해 "코로나19 확산 추세와 제조업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어느 방향으로 갈지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김양혁기자 mj@dt.co.kr
서울 한 대학교의 취업광장 부스가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