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방어 위해 적극적 나설듯
인수땐 합산점유율 36% 육박
업계 "형평성 문제 발생 우려"
인수땐 합산점유율 36% 육박
업계 "형평성 문제 발생 우려"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가 케이블TV M&A(인수및합병) 대전에 참가하면서, 벌써부터 유료방송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독과점 논란, 합산규제 공방도 재 점화될 전망이다. KT가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이하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점유율 3.95%)을 품에 안을 경우, KT의 유료방송 합산 점유율은 35.47%까지 치솟으면서 방송계 규제 기준선인 3분의 1(33.3%)을 넘게 된다.
◇구현모 KT 사장, 임기 중 유료방송 1위 방어 총력= 현대백화점그룹(현대HCN 대주주)이 지난달 26일 마감한 현대HCN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는 통신 3사가 모두 참여했다.
예비입찰은 인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이달부터 본 입찰과 관련한 실사와 가격 제시 등의 일정이 진행된다. KT는 본체가 아닌 스카이라이프를 앞세워 참전했다.
KT가 현대HCN을 인수할 경우, 유료방송 시장에서 KT는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 현재 KT와 스카이라이프를 합산한 시장 점유율은 31.52%로 1강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하반기 LG헬로비전 인수를 마무리했음에도 합산 점유율 24.91%를 기록하며 2위에 머물러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도 4월 말 티브로드와 합병하면서 점유율을 24.17%까지 끌어올렸으나 KT와는 격차가 크다.
유료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KT로서는 현대HCN의 가장 유력한 인수주체로 거론되는 SK텔레콤의 행보를 저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KT가 현대HCN 인수전에서 밀릴 경우, 순위 방어를 위해 향후 딜라이브 혹은 CMB 인수 카드를 추진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구현모 KT 사장은 유료방송 M&A에 보수적인 시각을 보여왔다. 그러나 임기 중 유료방송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M&A 대전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합산규제 논란 재점화(?)… 스카이라이프 공공성도 '난제'= 시장에서는 KT가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이나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합산규제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합산규제는 특정 사업자가 유료방송 시장의 3분의 1인 33.3%를 넘지 못하도록 한 한시법으로, 지난해 사실상 소멸됐다. 그러나 KT가 M&A를 통해 기준점을 넘어설 경우,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사 관계자는 "합산규제는 사라졌지만, 방송법상에 3분의1 규정은 남아있다"면서 "실제 KT가 3분의 1선을 넘어설 경우에는 다시 쟁점화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합산규제 이슈와 함께 향후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유료방송 독과점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크다.
이와 함께, KT가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외연을 확장하는 것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들은 "IPTV사업자(KT),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케이블TV(현대HCN)까지 모든 종류의 유료방송 사업자가 1개 기업 산하에 집결되는 것은 전무후무한 경우다"면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스카이라이프는 공공성과 공익성이 강한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 사업자로,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공공성을 문제 삼아 KT에 지분매각을 종용하기도 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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