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규모 '미미'
"경영권포기 부정적 해석 경향"
"경영권포기 부정적 해석 경향"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에서는 글로벌 기업간 M&A(기업인수 및 합병)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는 기업간 결합을 통한 외연확장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굵직한 M&A로 꼽을 수 있는 사례가 2018년 SK의 미국 바이오제약사 엠팩 인수, 한국콜마와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 인수, 2015년 대웅제약의 한올바이오파마 지분인수(30%) 정도다. 인수 규모는 각각 약 8000억원, 약 1조3000억원, 1046억원 규모로, 글로벌 사업자간 빅딜 건수와 규모와 비교가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의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M&A를 통한 시장확장이 어렵다고 진단한다.
무엇보다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 위주의 사업 구조가 M&A 기회로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 간 M&A로 덩치를 키운 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하지만, 내수시장 자체가 너무 작은데다, 대부분 복제약 중심의 비슷한 사업구도여서 M&A를 해야 할 동인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중견 제약기업들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얘기가 있지만 업계 시각은 회의적이다"면서 "국내 중소·중견 제약사들 대부분이 복제약 위주로 사업을 하다보니, M&A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부문이 많다"고 지적했다.
오너 중심의 기업 구조 역시 M&A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소제약사 대부분이 오너기업들이다보니, M&A는 곧 경영권 포기를 의미하는 부정적인 것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 또한 국내 제약사들이 M&A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M&A 여력이 없을 정도로 부족한 자금력도 문제다. 실제 최근들어 삼성, SK, LG 등 주요 그룹이 재약·바이오 부문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대부분이 연 매출액 1조원대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규모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인 M&A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제약업계 1위 기업의 연매출이 1조원대로 타 산업군에 비해 덩치가 적은 편이다. 1위 유한양행의 지난해 연매출이 1조4804억원이었다.
반면, 최근 일본의 다케다제약은 아일랜드 소재 희귀질환 제약사 샤이어를 인수해 세계 10대 제약사로 도약했다. 샤이어는 2018년 다케다에 65조원에 인수됐다. 대규모 빅딜로 다케다는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매출 순위가 19위(17조9000억원)에서 8위(33조원)로 수직상승했다.
대기업 계열 바이오기업의 한 관계자는 "그룹사 전체에서 우리 회사가 매출에 기여하는 정도가 작다보니 과감히 M&A를 추진하기는 어렵다"며 "M&A보다는 기술도입(라이선스인)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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