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투기과열지구를 확대하고 접경지를 제외한 경기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인이 법인을 설립해 아파트를 구입하는 등 규제를 우회하는 갭투자 행위를 견제하기 위한 세제 강화 방안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정부 부처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17일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부동산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일부 방안을 공개한 뒤 당·정 협의를 거쳐 이튿날인 18일 홍남기 부총리가 직접 합동 브리핑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책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1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정부는 작년 12·16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수도권 일부 조정대상지역에서 집값 과열 현상이 진정되지 않자 일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을 살펴보면 기존 조정대상지역 중에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경기 구리시(7.43%), 수원 영통구(5.95%), 권선구(5.82%) 등지가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1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되고 9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20%로 낮아지는 등 강력한 규제가 가해진다.
정부는 올해 2월 20일 12·16 대책의 풍선효과로 집값이 많이 올랐던 수원 영통·권선·장안구와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 등 5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으나 투기과열지구로까지 격상시키진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일부 조정대상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격상함과 동시에 조정대상지역도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경기도 지역에서 접경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정대상지역 신규 편입 후보지로 언급되는 곳은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인천과 경기 군포, 안산, 대전 등지가 있는데 경기도에서는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어 풍선효과를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내부에서는 더이상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규제에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개인이 대출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해 부동산 법인을 설립해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세제 규제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과 관련해 부동산 법인을 세밀히 들여다보고 있으며 필요한 시기에 대책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재건축 사업이 확정된 목동 재건축 시장에서 과열 조짐이 관측됨에 따라 재건축 관련 규제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 대책에서 재건축 가능 연한이 준공 후 30년에서 40년으로 강화될 지 주목된다.
최근 전세 보증금을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대출규제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갭투자 방지 대책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등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시장이 과열됨에 따라 LTV 비율을 조정하는 등 대출 규제의 강도도 높일 것으로 보인다.박상길기자 ·이상현기자sweatsk@dt.co.kr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투기과열지구를 확대하고 접경지를 제외한 경기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일대 모습.<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