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심화영 기자] "커피는 일종의 음식과 같아서 맛도 제각기 다르고 개인 취향도 다릅니다. 브라운백커피는 고객 중심에서 다품종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왔습니다."
지난 2015년 문을 연 로스팅 커피 전문 기업인 '브라운백커피'는 그동안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해왔다. 손종수(사진·39) 대표는 일상에서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커피에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현재까지 4만2000여명이 저희 커피를 구매했고 고객들이 작성한 리뷰는 3만8000개 정도 된다"면서 "리뷰들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새로운 블렌드 커피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특히 후기를 분석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다. 매일 고객들의 후기를 모니터링해 의미 있는 리뷰는 내부에 공유하고 분기별로 전체 리뷰에 대해 카테고리를 나누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새로운 커피를 만드는데 반영한다.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50여종의 원두를 들여와 직접 로스팅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섞어서 만든 블렌드 커피들이 대표적인 메뉴로 꼽힌다. '레트로'라는 블렌드 커피는 고객이 직접 '한국인을 위한 커피'라고 표현할 만큼 우리 입맛에 맞는 구수한 맛을 낸다. '온더스타'는 기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제공하는 커피와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원두를 바로 로스팅해서 판매해 신선함을 높였다.
고객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종의 원두 외에도 이들을 적정한 온도와 시간으로 로스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기업은 창업 초기부터 국내 로스팅 기기 회사와 협업해 스마트 로스팅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동안 테스트해 온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원두에 따라 적정한 맛을 재현할 수 있는 프로파일(일종의 레시피)을 보유했다.
손 대표에 따르면 브라운백커피는 네단계를 걸친다. 고객 후기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들이 어떤 원두들을 사용하면 좋아할지에 대한 연구개발이 우선이다. 다음으로 스마트 로스팅 시스템을 통해 원두를 볶는 과정을 진행한다. 세번째 단계에선 수많은 고객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분야를 겨냥해 로스팅한 원두를 배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실제 판매가 가능한 상품이 만들어진 뒤에는, 취향을 저격 당한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정기배송을 통한 커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들이 남긴 리뷰 중 일부는 상세페이지 내 안내 사항에 반영되기도 한다. 일례로 컵에 부착해 내려 먹는 드립백 커피 겉포장을 뜯을 때 내용물까지 같이 뜯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반영해 안내문을 게재한다. 이밖에도 전자동 커피머신을 사용하는 경우 기름기가 많은 강배전 원두는 기름이 뭉칠 수 있어 가급적 사용하지 말도록 안내한다.
브라운백커피는 2017년 이후 매년 2배 가량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원두 커피 전문몰 중에서는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구매건수를 기준으로 커피 마니아들이 50%~80%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일반 커피 전문점 고객들도 20~30%에 달한다. 최근에는 디카페인 커피도 새롭게 선보였다. 현재 총 6종의 디카페인 커피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카페24'를 통해 온라인몰을 구축한 브라운백커피는 오프라인이 9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커피 시장에서 온라인에서 고객들과 보다 긴밀하게 소통해 접점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전까지 SNS를 공지사항 전달 위주로 활용해왔다면, 사전 신청한 고객들에게 샘플을 보내 드리고 원두 요청 게시판을 만들어 개발 단계에서부터 고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어 놨다.
브라운백커피는 지난해부터 기업 고객들 요청에 따라 로스팅한 원두와 커피머신 렌탈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즐거운 커피 경험을 선사하는 옴니채널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