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한국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난 4월까지 국내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면서 6개월 연속 '인구 자연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출생아 수가 2016년 4월부터 지난 4월까지 49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최저치를 경신한 영향이 크다. 현 추세라면 처음으로 연간 출생아 수가 30만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출생률 하락으로 생산연령인구가 계속 줄어 우리나라 성장잠재력이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6개월 연속' 곡소리〉 아이 울음소리= 24일 통계청의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4월 국내 출생아 수는 2만342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0.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3.3% 늘어난 2만4628명이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다는 것은 토종 한국인이 자연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인구 자연감소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6개월 내리 이어지고 있다. 사망자 수는 작년 11월 출생아 수보다 1682명 많았다. 12월(5628명), 올해 1월(1653명), 2월(2565명), 3월(1501명), 4월(1208명)까지도 같은 추세다. 6개월 간 약 1만4000명이 자연 감소한 것이다.
대한민국 인구 유지에 '적신호'가 켜졌다. 인구 유지를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전년보다 0.06명 줄어들며 3년 연속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엔 0.90명으로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1분기 인구 데드크로스…"경제성장 저해"=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출생아 수가 30만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우리나라 인구가 연간 기준으로도 자연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장 출산이 몰리는 1분기 기준으로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상태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놓고 보면 2016년 1분기 11만2366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2017년 1분기 들어 처음으로 10만명 선 아래인 9만8529명까지 감소했다. 뒤이어 2018년 1분기(8만9760명), 2019년 1분기(8만3228명), 올해 1분기(7만4050명)까지 줄곧 내림세다. 반대로 사망자 수는 올해 1분기 7만9769명을 기록, 출생아 수를 뛰어넘으며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더군다나 올해 출생아 수를 가늠해볼 수 있는 혼인 건수도 줄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혼인 건수는 총 7만3956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144건(6.5%)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결혼식 등이 연기된 점이 혼인 건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인구절벽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 잠재적 경제 성장에 직격탄이 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20년 및 중기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연 평균 2.4%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생산인구 증가세 둔화 등 영향이 계속되면 노동의 잠재성장기여도는 직전 5년(2014~2018)에 비해 0.1%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양혁·김동준기자 mj@dt.co.kr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4월 국내 출생아 수는 2만342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0.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3.3% 늘어난 2만4628명이다. <자료=통계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