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시행되는 '재포장 금지제도'에 대해 현장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협의체가 출범한다. 포장폐기물 저감 목적으로 재포장 금지제도를 도입했지만,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관련 유통업계·소비자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발족하기로 한 것이다. 환경부는 협의체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9월까지 세부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10일 재포장 금지제도 세부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산업계·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분야별 협의체를 발족한다고 9일 밝혔다. 재포장 금지제도는 불필요한 포장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이미 포장돼 생산된 제품을 다시 포장해 제조·수입·판매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이다. 국내 포장폐기물 배출량은 생활폐기물 발생량, 포장재 출고량 등으로 유추할 수 있는데, 합성수지 포장재 출고량은 2009년 51만톤에서 2018년 100만톤으로 최근 10년간 약 100% 증가했다.
정부는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포장폐기물을 감축하기 위해 독일의 '신포장재법' 사례를 벤치마킹해 제품·유통 포장재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모든 포장재를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로 종합관리하고, 다회용 포장재를 사용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도 검토 중이다. 그동안 법적 규제에서 벗어나있던 온라인 택배 등 유통 포장재에 대해서도 포장횟수를 1회 이내로 제한하는 등 과대포장을 방지하는 기준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번에 출범하는 분야별 협의체는 △식품제조업 △기타 제품제조업 △온·오프라인 △유통업 소비자단체 등 4대 분야별로 구성된다. '원 플러스 원(1+1)'과 같은 묶음할인판매를 주로 하는 과자·음료·주류·화장품 업계 등 총 84개 기관이 참여했다.
재포장 금지제도에 대한 의견수렴은 분야별 협의체(1단계)→확대 협의체(2단계)→대국민 공청회(3단계) 등 크게 3단계로 진행될 예정이다. 분야별 협의체는 8월 초까지 각 분야의 의견을 취합하고 확대 협의체에서 9월 초까지 세부지침을 마련, 9월 말에 대국민 공청회를 통해 세부지침에 대한 국민 의견도 수렴할 방침이다. 10월에는 이와 관련한 대국민 여론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폐기물 처리가 사회적 문제로 크게 부각된 엄중한 현실에서 불필요한 포장 폐기물의 발생을 줄이기 위한 재포장 금지는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면서 "협의체 구성·운영을 통해 현장의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재포장 금지 제도가 본연의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정부가 '재포장 금지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현장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단계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료:환경부>
정부의 재포장 규제 시행을 앞두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재포장 여부 판단에 대한 논란이 잇다르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