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 2題] `인터페론` 중증환자에 치명적

입력: 2020-07-13 14:51 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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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세포서 과잉 염증반응 유발
KAIST 신의철 교수 연구팀 규명
항염증약물 통한 새 치료법 기대

신의철 KAIST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한 후 '단일세포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사이토카인 반응이 인터페론에 의해 나타나는 것을 입증했다.

KAIST 제공

코로나19 치료 2題

코로나19 중증 환자에서 나타나는 과잉 염증반응인 일명 '사이토카인 폭풍'이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인터페론' 때문이라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중증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핵심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신의철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정인경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서울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충북대병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인터페론(IFN-1)'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과잉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으로, 중증 코로나19 환자 중 일부가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잉 염증반응이 왜 일어나는지 구체적인 원인은 알려지지 않아 중증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 4명, 코로나19 경증·중증 환자 8명, 중증 독감환자 5명의 혈액 표분을 채취해 면역세포들을 분리하고, '단일세포 유전자발현 분석'이라는 최신 연구기법을 적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경증·중증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일종인 종양괴사인자(TNF)와 인터류킨-1(IL-1)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과 경증 환자를 비교한 결과, 사이토카인 반응이 중증 환자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그동안 인터페론은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착한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 연구를 통해 인터페론 반응이 코로나19 환자에게 오히려 염증반응을 촉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과잉 염증반응 완화를 위해 현재 스테로이드제와 같은 비특이적 항염증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데, 이 연구를 통해 인터페론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방법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현재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과잉 염증반응을 완화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약물을 시험관 내에서 효율적으로 검색 발굴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신의철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상세히 파악해 향후 치료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코로나19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위한 새로운 면역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면역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면역학(10일자)'에 실렸으며,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서경배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수행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