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 제도와 관련해 집주인이 실거주를 원할 경우 세입자와의 계약을 거절할 수 있게 된다. 세입자 위주의 대책에 집주인들이 '거주 이전을 침해받았다'며 크게 반발하자 부랴부랴 땜질식 처방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26일 임대차 3법과 임대등록제도 개편 등과 관련해 논란이 진정되지 않자 보도설명자료를 내고서 일부 쟁점 부분에 대한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임대차 3법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를 뜻한다. 이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제가 도입되면 집주인이 임대로 돌린 집에서 살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해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임대차 3법이 도입돼도 집주인이 임대차 계약 갱신 시점에 해당 주택에서 직접 거주하기를 원하는 경우, 아무런 제약 없이 거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는 집주인이 세입자의 계약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는 조건을 단 법안이 많은데 이 조건 중 '집주인의 실거주'를 든 내용에 국토부가 동의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토부는 다만 임대차 3법을 기존 계약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국토부는 "임차인을 폭넓게 보호하고 갑작스러운 전월세 가격 급등을 방지할 필요가 있어 현재 존속 중인 계약에도 임대차 3법을 적용할 공익상 필요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임대차 3법이 도입되면 임차인이 원하는 경우 임대차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되고(계약갱신청구권), 임대료 인상률도 예측할 수 있게 돼(전월세상한제) 세입자들이 더욱 안정적인 주거를 영위하게 된다.
임대등록제도 개편 발표 이후 사업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는 적법 사업자가 제도 개편으로 피해를 보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임대보증금 보증가입 의무 대상을 전체 주택으로 확대하기로 한 방침과 관련해 기존 사업자에 대해선 법 공포 후 바로 시행하지 않고 1년의 유예기간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국토부는 "기존 사업자는 민간임대주택법 개정 즉시 적용되는 신규 사업자와 달리 보증 가입 의무 준수를 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에 법 개정 후 1년간 시행 유예기간을 두고 그 이후 임대차계약이 갱신되거나 임차인이 바뀌는 시점부터 보증보험 가입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당정 협의를 거쳐 발의된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안은 임대보증금 보증가입 의무를 즉시 시행하는 내용이었다. 국토부는 공적 의무를 준수한 적법 사업자에 대해서는 이미 받은 세제혜택을 추징하지 않고 등록말소 시점까지는 기존 혜택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재확인했다. 기존 사업자가 제도 변경에 따른 세제상 불이익을 보지 않게 하겠다는 뜻이다.
국토부는 부동산 대책 소급적용 등 논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해명했다. 국토부는 "부동산 대책의 대출 규제 등으로 무주택이나 처분조건부 1주택자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축소되지 않고 소급적용 받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비율은 규제지역 지정·변경 이후 신규로 취급되는 대출에 적용되기에 소급적용되지 않고, 규제지역 지정 전에 주택 분양을 받은 가구의 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에는 신규로 취급되는 대출이라 하더라도 기대이익 등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경과조치를 마련해 종전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25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소급적용 남발하는 부동산 규제 정책 반대, 전국민 조세 저항운동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