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액상 전자담배의 판매량이 작년 정부의 사용 중단 권고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내년 예정된 세금 인상이 판매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추진하는 세금 두 배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소상공인 위주의 전자담배 업체의 줄도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련 업계는 정부의 세금 인상에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2020년 세법개정안'에는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가 내년 1월부터 니코틴 용액 1㎖당 740원, 0.8㎖당 594원이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기존 1㎖당 370원, 1.5㎖당 594원에서 배로 오르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궐련형 담배,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형 전자담배(0.7㎖) 등의 세 부담률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봤다. 세 부담을 비율로 따지면 각각 100%, 90%, 43.2%로 액상형 전자담배의 세율이 가장 낮다는 것이다. 정부 계획대로 액상형 전자담배 세금이 두 배 수준으로 오르면 다른 담배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유해성' 논란에 휘말리며 판매가 급감한 액상형 전자담배 업계로선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올해 상반기 CSV 전자담배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0.3% 급감한 120만 포드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하반기 정부가 '쥴' 등 CSV 전자담배에 대한 사용 자제, 중단 등을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CSV 전자담배는 작년 5월 출시된 후 같은 해 2분기 610만 포드, 3분기 980만 포드로 판매량이 늘었지만, 정부의 사용 중단 권고 후인 4분기 100만 포드, 올해 1분기 90만 포드, 2분기 30만 포드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업계는 이미 기존 우리나라 세금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2위 국가보다도 무려 3배 반 이상 높은 상황에서 세금을 배로 더 올리다는 것은 액상형 전자담배를 시장에서 퇴출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자담배 업계 관계자는 "유해성 조사, 세금 문제 등 해외 다른 국가와 비교해 말도 되지 않는 근거를 들고 있다"며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세금 인상률을 막기 위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