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년간 제주도와 서남해 섬들에서 국내 미기록 식물의 50%가 넘는 150종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온난기에 우리나라로 북상했다가 빙하기에 소멸했던 남방계 식물이 이들 지역에선 소수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30년간 미기록 식물 발견 지역을 분석한 결과 제주도와 서남해 섬들에서 미기록 식물이 가장 많이 발견됐다고 2일 밝혔다. 미기록 식물은 그동안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식물을 말하는데, 전 세계에서 처음 발견되는 '신종' 식물과는 차이가 있다.
제주도(77종)와 서남해 섬(73종)에서 발견된 미기록 식물은 전국에서 발견된 미기록 식물의 50%가 넘는다. 이외 자연습지(28종), 석회암지대(15종), 동해안(14종)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서남해 섬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기록 식물 4종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번에 확인된 종은 지금까지 일본 고유종으로 알려진 넓은잎갯돌나물(Sedum yabeanum)과 중국 고유종으로 알려진 천공사초(Carex foraminata), 동아시아의 아열대 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붉은하늘타리(Trichosanthes cucumeroides), 푸른왕찔레나무(Rosa laevigata)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주도 및 서남해 섬들에서 미기록 식물들이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이유는 과거 기후온난기(1만년~6000년 전)에 우리나라까지 북상한 남방계 식물들이 다른 지역에서는 소멸했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현재까지 소수 집단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또 제주도 및 서남해 섬지역은 새나 바람에 의해 인접국에서 유입된 종들이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동아시아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는 푸른왕찔레나무가 올해 경남 거제시 섬 일부에서 발견됐다. <자료:환경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