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황의 터널에서 허우적거리던 제조업계가 오랜만에 반등 기회를 잡았다. 3분기부터 국내 제조업계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반도체를 필두로 산업 전반에서 실적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이 존재하고, 제조업종에 속하는 매출 상위 100개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27.3% 오른 22조761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 추정치는 3.4% 줄어든 277조3054억원을, 당기순이익은 40% 급증한 16조68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조1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9%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분기에 코로나19 우려를 딛고 8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난 데다 전략 스마트폰 등 주요 세트 신제품 출시 등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등 클라우드 업체들이 올 상반기 D램 재고를 과하게 확보함에 따라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실적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조정국면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규 스마트폰과 게임 콘솔 출시로 수요가 다시 회복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44.1% 폭증한 1조6260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는 128단 낸드를 3분기 말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해 판매하며 수익성 강화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업종도 다시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자동차 업종은 2분기에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타격을 맞으며 글로벌 생산과 판매가 모두 부진했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44.8% 폭증한 9243억원이었다. 기아차 또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3% 증가한 467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해외에서 판매가 다시 회복세로 들어선 모습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도매 판매 기준으로 5만 8934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 8926대)과 비교해 8대 더 팔았다. 코로나19 이후 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기아차 또한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5만2479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 감소한 수치다. 이에 이달엔 판매율이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영향이 최악의 국면을 통과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신차 효과로 주요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확대로 인해 LG화학(51.3%)과 삼성SDI(19.8%) 등도 두 자리 수 영업이익 증가율이 예상된다. 이어 S-Oil(14.6%), 한국조선해양(105.4%), 삼성전기(20%), 금호석유(79.3%) 등 또한 영업이익 증가세가 뚜렷하다.
다만 철강 및 자동차 부품 등은 3분기에도 실적 난이 지속될 전망이다.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43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현대위아(-58%), 넥센타이어(-43.9%), LG이노텍(-40%),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29.6%) 등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6월 이후 글로벌 교역이 회복되고 있어 하반기 중 한국의 수출도 점차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각종 투자가 상반기에 비해 개선되며 한국의 설비투자는 수출경기에 동행하며 하반기 수출회복에 따라 설비투자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