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주민은 철저 배제
공론화 투표·보상지역 논란
공론화 투표·보상지역 논란
<연합뉴스>
경주 월성원전의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추가 건설에 대한 공론화 과정은 향후 중장기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데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80% 넘는 찬성을 이끌어낸 월성원전 공론화 과정에 대해서도 잡음이 여전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확정한 것은 2016년 7월이었다. 당시 20개월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세웠지만, 현 정부 들어 원전 소재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일자 2019년 5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재검토위)가 출범했다. 박근혜 정부 때 수립한 기본계획은 백지화됐다.
월성원전의 맥스터 증설 문제는 재검토위 출범 후 가장 처음으로 공론화 대상이 된 사안이다. 경주시가 구성한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가 지난해 11월 출범했고, 위탁기관인 한국능률협회컨설팅과 함께 지난 8개월 간 지역 주민 공론화를 진행했다. 결과는 찬성 81.4%, 반대 11.0%, 모름 7.6%로 집계됐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월성원전과 인접한 울산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배제됐고, 지역실행기구 자체가 편파적으로 구성됐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 북구는 월성원전에서 반지름 20㎞ 안에 위치해 전 지역이 월성원전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에 포함돼 있다"며 "하지만 재검토위는 공론화를 위한 시민참여단을 월성원전 인근 3개 읍·면(감포·양북·양남) 주민과 인근 경주시민으로만 구성했다"고 지적했다.
원전의 특성상 안전성 문제는 단순히 소재지역이 아닌 모든 인접지역 주민들이 이해관계를 같이 한다. 이에 따라 공론화 투표 및 보상 지역을 둘러싼 논란은 향후 나머지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성 단계에 돌입한 고리원전 지역실행기구에도 해운대·금정구 등 고리원전 인접지역의 주민은 아예 배제돼 논란이 예상된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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