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현대차 직원수 증가
정유·항공 등 반등 가능성 희박
상생 위해 기업 규제 완화 필요
정유·항공 등 반등 가능성 희박
상생 위해 기업 규제 완화 필요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코로나19로 채용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업종간 고용 양극화는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배터리 및 바이오 등 신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업종은 고용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국내 경제 기반인 기간산업은 버티기에 급급했다. 특히 철강·정유·항공 등 기간산업업종은 당분간 반등 가능성이 희박해 고용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 '고용↑'…기간산업은 '정체'= 24일 디지털타임스가 집계한 반기보고서 제출 기업들의 고용 현황을 살펴보면 '반도체 코리아' 투톱인 삼성전자는 6월말 10만6652명으로 작년 6월 말과 비교해 1608명(1.5%), SK하이닉스는 2만8609명으로 841명(3.0%) 각각 직원 수가 늘었다.
같은 기간 배터리 3사로 꼽히는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직원 수가 464명(24.6%), 삼성SDI는 416명(3.9%), LG화학은 342명(1.7%) 각각 증가했다. 미래차에 올인하고 있는 현대차(210명, 0.3%)와 현대모비스(134명, 1.3%)도 고용을 확대해 이런 기조에 발을 맞췄다.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717명, 셀트리온은 2135명으로 전년보다 229명(9.2%), 249명(13.2%) 각각 늘었다.
반면 기간산업은 전반적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철강업종의 경우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가 1만7861명으로 594명(3.4%) 늘었지만, 현대제철은 117명(1.0%), 동국제강은 45명(1.8%) 각각 줄었다.
마이너스 정제마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정유업종도 상황이 비슷했다. GS칼텍스는 1년 동안 60명(1.8%) 감소했고, 고용 규모가 3000명이 넘는 에쓰오일은 1년 동안 고작 10명(0.3%) 느는 데 그쳤다. SK이노베이션에서 석유·화학을 담당하는 SK에너지·루브리컨츠·인천석유화학·종합화학 등 4곳도 증가폭이 33명(0.7%)에 머물렀다.
조선업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이 338명(3.4%) 줄었고 현대중공업계열의 현대삼호중공업(-61명, -1.7%)과 현대미포조선(-18명, -0.6%)도 감소했다. 1만명 이상을 고용한 삼성중공업은 37명(0.4%) 느는데 머물렀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황은 유·무급휴직 및 정부 지원금 등으로 상반기를 버틴 모습이다. 대한항공 89명(-0.5%), 아시아나항공은 12명(-0.1%) 각각 줄었고, 저비용항공사(LCC) 4곳(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도 33명(-0.4%) 소폭 늘었다. 하지만 무급휴직자 등을 포함하면 숫자는 큰 폭으로 늘어난다.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기간산업 위기감 팽배= 재계에서는 이 같은 고용 양극화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성장 사업의 대표 축으로 꼽히는 반도체·배터리·바이오업종은 삼성·SK·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주축이 돼 있다.
이들은 비대면 채용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코로나19에도 미래인재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도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차와 함께 바이오헬스산업을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기간산업업종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항공업황은 유·무급휴직 등으로 버텼고 특히 LCC들은 정부지원금으로 연명한 수준이어서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미 제주항공으로의 매각이 무산된 이스타항공의 경우 700여명 규모의 인력감축 계획을 세운 상태다.
정유업종은 마이너스 정제마진으로 적자 늪에 빠진 상황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더라도 향후 전기차 확대 등이 이어지면 현 수준의 고용을 유지하기 어렵다.
철강업종은 포스코가 최근 전기로 설비를 매각했고, 현대제철은 전기로 매각 및 적자 사업부 정리 등 사업개편을 검토하며 군살빼기에 나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무너지면 중견·중소기업의 고용은 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아직까지는 버티는 모양새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상생경영을 위해서라도 기업 경영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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