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민에게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의 총 기부금액이 전체 예산의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당초 '제2의 금모으기 운동'을 거론하며 2조원 수준의 기부를 기대했지만, 3000억원도 넘기지 못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22일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사용 마감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2216만 가구에 총 14조2357억원이 지급됐고, 현금·지류형 상품권을 제외한 지급액 12조1273억원 중 99.5%인 12조656억원이 사용기한(8월31일) 내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총 기부금액은 2803억5000만원(73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긴급재난지원금 총 예산(14조2448억원)의 1.9% 수준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는 방식은 두 가지인데, 신청 시 또는 수령 이후에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모집기부금 방식과 신청 개시일로부터 3개월간 신청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기부되는 의제기부금 방식이다. 모집기부금은 287억5000만원(15만7000건), 의제기부금은 2516억원(58만건)으로 집계됐다. 기부금은 고용보험기금으로 편입돼 고용유지·일자리창출 등 사업에 쓰이게 된다.
긴급재난지원금이 가장 많이 쓰인 곳은 마트·식료품 분야였다. 행안부가 신용·체크카드 충전금으로 지급된 지원금 9조5591억원의 사용내역을 살펴본 결과 마트·식료품(26.3%), 대중음식점(24.3%), 병원·약국(10.6%), 주유(6.1%), 의류·잡화(4.7%) 순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사용된 가맹점 비중은 연매출 30억원 이하인 중소가맹점이 63.5%로 가장 높았다. 특히 이중 연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에서 24.9%가 사용됐다. 연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가맹점에서는 36.5%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형마트나 일부 프랜차이즈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을 제한한 데다 지역·동네가게 소비를 장려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국민들께 힘과 위로가 되는 한편, 골목상권과 지역경제의 숨통을 틔우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