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1 행정지도로 자금조달 애로
소비자신용법도 영업 직격탄
소비자신용법도 영업 직격탄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저축은행의 대부회사 주택 근저당권부 질권대출 규제에 이어 소비자신용법이 예고되면서 신규 대부대출 중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형 대부회사의 절반 이상이 신규 대출은 물론이고 추가·재대출을 중단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26개 대형 대부금융회사 가운데 지난 2분기 신규 신용대출(직접대출)이 10건 건 이하인 곳은 등 11곳이다. 여기에 대부중개업자를 통한 대출 중 추가·재대출이 10건 이하인 곳까지 포함하면 총 13개 대부금융회사의 대출건수가 10건 이하에 불과한 실정이다.
'9·2 행정지도'가 시행되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일부 대부금융회사마저 조만간 신규 대출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달초 대부업자가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면서 주택에 설정한 근저당권에 대해 상호저축은행과 여전사가 질권을 설정하는 방식의 신규대출을 금지시켰다. 대부업체를 이용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우회하는 사례가 적발돼 대부금융회사의 담보대출 재원을 원천차단한 조치다.
대부금융업계에서는 대출잔액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이 막히면서 영업환경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2019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업체 대출잔액은 2019년말 기준 15.9조원으로 2019년 6월말 대비 0.8조원(4.5%) 감소했다. 신용대출 잔액이 2019년 6월말 10.6조원에서 작년 말 8.9조원으로 줄어든 데 비해 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6.1조원에서 7.0조원으로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로는 마진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담보대출이 그나마 확실한 수익원이었는데 9.2 행정지도로 인해 담보대출이 막혀 신규 대출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자금조달이 막히면서 넥스젠파이낸스대부, 리드코프, 바로크레디트대부,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등도 신규대출과 재대출 건수가 10건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더구나 금융위가 지난 21일 입법예고한 '소비자신용법'은 대부금융의 영업환경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전면개정한 '소비자신용에 관한 법률'은 개인채무자의 채무조정요청권을 제도화하고 채무조정교섭업을 신설했다. 채권추심 착수 전 통지 의무화와 함께 추심연락을 1주일에 7회 이내 제한하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대부업 담보대출은 후순위 대출이고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이 8000만원으로 주택구매용도가 아닌 실질적인 생활자금 용도인데 대출규제로 인해 합법적인 자금공급처가 없어서 불법사금융 이용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채무조정요청권 등을 도입한 소비자신용법이 금융소비자에게 채무조정에 관한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공급 측면에서 보자면 대부금융 자금 공급이 축소될 것이 뻔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대부금융 이용자 수는 2019년 12월말 기준 177.7만명이다.
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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