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사업 공기업들 난립
경영악화 땐 국가에 부담 전가
태양광 부지, 서울 면적만큼 필요
현실성 없어… 로드맵 제시해야
경영악화 땐 국가에 부담 전가
태양광 부지, 서울 면적만큼 필요
현실성 없어… 로드맵 제시해야
연합뉴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脫)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값싼 원자력 발전을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 경제성이 떨어지는데도 정부가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산자위 국정감사에서 경제성이 낮은 해상풍력 사업에 공기업들이 무분별하게 진출해 경영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공기업이 추진 중인 해상풍력 총 34개로 전체 사업비가 53조6686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경제성 조사 대상은 7개 사업에 불과했고, 이 중 2건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경제성도 문제지만, 발전기 부품 결함도 잇따랐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서남해 실증단지 내 발전기의 날개(블레이드)가 운영 도중 부러졌다. 20기 중 4기가 지난해 9월(1기)과 11월(2기), 12월(1기) 각각 파손됐다. 이 의원은 "두산중공업에서 카본블레이드 양산 제작 과정 중 제작 결함이 발생했다고 알려왔다"며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정권의 핵심 정책을 떠안은 에너지공기업의 경영 악화는 국가 재정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태양광 발전 목표치를 맞추려면 서울시 면적만큼의 부지가 추가로 필요하다며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1GW 발전을 위해 필요한 면적은 13.2㎢다. 정부가 2034년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태양광 설비 규모(32.2GW)를 고려하면 총 425.04㎢ 부지가 필요하다. 이는 서울시 전체면적(605㎢)의 70% 규모다. 김 의원은 "이 정도의 대규모 태양광 부지가 현실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정부는 구체적인 부지 확보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을 재검토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성윤모 산업부 장관에게 "각국 상황마다 다르긴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원전을 유지하고 있고 확대하는 국가가 대부분"이라며 "대부분 경제성에 맞춰 원전에 의존하는 에너지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같이 질의했다.
이에 대해 성 장관은 "우리나라가 원전을 축소하려고 하는 것은 원전 다수가 밀집한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 문제,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 경제성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원전 기능 자체를 완전히 무시하는 게 아니라, 원전이 필요한 나라에 기술을 수출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대해서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성 장관은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제3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연료비 등 원가 변동 요인과 외부비용을 탄력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전기요금 체계를 정립하겠다고 이미 밝혔다"며 "한국전력과 함께 전기요금 체계의 합리성 개선을 논의하고 있고, 연료비 연동제도 한전에서 깊이 검토하고 있고 산업부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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