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소비자에 투명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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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시민연대 제공>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을 줄이고 LNG·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등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전력생산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현행 전기요금에 '환경세'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석탄발전보다 비싼 친환경 에너지 생산이 늘면 전력생산비용이 높아져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13일 에너지시민연대가 주최한 '전기요금, 기후환경비용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가' 토론회 발제를 통해 "우리나라의 현행 전기요금 제도 자체가 기후변화 대응에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게 설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4~2019년 전 품목 소비자 물가지수와 주택용 전기요금이 반영된 전기 소비자물가지수를 비교해보면 전체 물가지수는 2014년 99.30에서 2019년 104.85로 5.6%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전기요금 지수는 101.71에서 87.41로 오히려 14.1% 하락했다.
유 교수는 "해가 갈수록 물가는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반면, 전기에 대한 소비자물가지수는 떨어졌다"며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LNG와 재생에너지 생산이 늘면서 전력생산비용이 증가해 전기요금이 상향 조정이 돼야 했는데, 오히려 주택용 전기요금은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그러면서 "국제 연료가격이 올라가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친환경 발전원을 많이 써서 전력생산원가가 올라가든 전기요금은 요지부동"이라면서 "이렇다 보니 전력공급 사업자인 한국전력은 작년까지 적자에 시달렸고, 이로 인한 투자 위축으로 전력생태계 전반이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피해 비용 등 '외부비용'을 전력생산 원가에 반영하는 구조가 대안으로 언급됐다. 현재 전기요금에도 온실가스배출부담금, 연료제세부담금 등 일부 환경비용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반영이 충분치 않은 데다 별도 고지가 되지 않아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기후환경 비용을 '환경세' 등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전력 소비자에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2019년 한전 매출액 약 60조원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제 비용 2조원, 배출권거래제 비용 6000억원 등 약 2조6000억원이 포함돼 있다"며 "결국 국민들이 전기요금 중 4.4% 가량을 기후비용으로 부담한 것인데, 이를 대다수 국민들이 알 수 없는 '깜깜이 전기요금 체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면서 동의를 구할 수 있도록 기후비용과 환경 관련 제세 부담금의 정보를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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