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평한 네모' 디스플레이 고정관념 파괴
거울·투명형 등 가변형TV도 만들어내
침대부터 옷장·부엌까지 사용범위 확대
"새사업 적용 가능성… 미래먹거리 창출"
거울·투명형 등 가변형TV도 만들어내
침대부터 옷장·부엌까지 사용범위 확대
"새사업 적용 가능성… 미래먹거리 창출"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 제공]
코로나 위기 혁신기술로 뚫어라
⑩ 디스플레이 미래 선도하는 'LG디스플레이'
중국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저가 공세로 고전하던 LG디스플레이가 최근 급성장 중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다시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했다. 올 초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고객가치 창출에 집중해 차별적 시장 지위를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말한 정호영 LGD 사장의 발언이 3분기 흑자 전환으로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계속된 경영위기에도 '돌돌 말리고, 휘어지고, 접히는' OLED에 미래를 걸고 뚝심있게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 세상에 TV가 등장한 이후 디스플레이는 모름지기 '평평한 네모'여야 한다는 기존 고정관념을 신기술로 깨버린 것이다.
OLED는 앞으로도 계속될 중국의 제조업 '굴기'(몸을 일으킴)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길이 오직 '혁신기술'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본 쇼룸은 LGD의 OLED 패널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혁신의 장이었다. 마치 모델하우스처럼 '홈 라이프'를 주제로 구성한 이 곳에서 OLED라는 소재의 혁신이 생활 환경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었다.
LGD는 건설, 가구, 인테리어 업체와 공동 업무그룹을 형성해 가구형 가전, 인테리어용 빌트인 가전, 스마트 영상 가전 등 다양한 OLED 컨셉트 제품으로 전시장을 구성했다. 가변형 TV는 물론, 거울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 마치 종잇장처럼 얇은 월페이퍼 등이 곳곳에 배치됐다.
OLED란 자체 발광하는 유기화합물로 만든 디스플레이로 색을 내는 액정과 빛을 내는 백라이트로 각각의 역할을 나눈 LCD와는 달리 명암을 정확히 구분해낼 수 있고, 또 백라이트가 필요없어 평평한 네모가 아닌 다른 모양도 구현해 낼 수 있다.
특히 기존 유리 대신 다른 투명한 플라스틱 소재 등으로 디스플레이를 만들 경우 휘어지거나 접히고, 돌돌 말리기도 하는 등 다양한 형태를 구현할 수 있어 활용도가 거의 무한대에 가까워진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롤러블 OLED TV다. 전시장 내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한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가 박스 안으로 말려들어갔다가 펴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LG전자와 LGD는 이 같은 롤러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말았다가 펴는 내구성 실험만 10만번 이상을 했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단 하나 뿐인 롤러블 TV가 LG의 손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
OLED 디스플레이는 침대와 옷장, 부엌 등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싱크대 위에서는 날씨는 물론 집안 곳곳의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었고, 식탁 옆에는 스마트폰 모양의 중형 디스플레이로 음악을 틀거나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침대 발 밑에서도 디스플레이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날씨와 시간, 간단한 영상 등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옷장에서는 투명 디스플레이가 있어 오늘의 일정을 확인하며 그에 걸맞는 옷차림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디스플레이에는 모두 터치 기능이 내장돼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에는 코로나19 언택트(비대면) 등의 상황을 고려해 홈 라이프를 중심으로 전시장을 구성했지만, 앞으로 자동차와 항공기 등에 쓰일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더 많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0에서 LGD는 비공개 전시부스를 마련해 항공기 1등석을 감싸는 아치형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자동차 뒷좌석에서 접혔다 펴지는 롤러블, 차량 유리창 대신 설치한 투명 디스플레이 등 OLED 제품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현장에서 만난 전성훈 LG디스플레이 사업개발담당 상무는 "디지털 혁신 가속화에 따라 디스플레이는 기존 사용 범위를 넘어서 점점 더 많은 곳에 적용되어 갈 것"이라며 "혁신적인 OLED 기술을 타 산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아이디어를 교류함으로써 새로운 사업의 기회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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