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주 서울 전셋값 0.19% 올라
실수요자들 매매로 선회 움직임
입주 가능한 곳 비싼가격에 나와
실수요자들 매매로 선회 움직임
입주 가능한 곳 비싼가격에 나와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역대급 전세난에 전세 대신 중저가 아파트에 눈을 돌리는 실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난이 다시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면서 '집값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고척 삼익2차는 지난달 26일 84㎡평형이 5억6500만원에 매매거래된 이후 4일 뒤인 30일에는 6억1000만원에 실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록한 5억6500만원과 30일 기록한 6억1000만원 모두 해당 시점을 기준으로 신고가다. 해당 평형은 지난 6월만 하더라도 4억 중반대에 거래됐던 평형이었지만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했다. 신고가 경신 기록도 불과 4일만에 다시 이뤄질 정도로 속도가 빨라졌다.
노원구 월계동 서광아파트도 전용 지난달 26일 전용 59㎡평형이 5억8900만원, 6억원에 2건 실거래됐는데 실거래 사상 처음으로 6억원을 넘기며 집값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런 중저가매물의 신고가 행진이 전세난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 가운데 일부는 집값이 더 오르기 전, 추가 자금 부담이 덜한 중저가 아파트 구매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에 입주 가능한 아파트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매물로 나오면서 집값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응암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전셋값이 보통 1억5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오르면서 수요자 입장에서 받아줄 물건이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세난은 근래 들어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11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대비 0.19% 오르면서 지난 2015년 11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의 전세수급지수 역시 전주(124.8)보다 5.4 포인트 더 오른 130.1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감정원이 전세수급지수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기존 실거래가 5억원 이하인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물들까지 상승반열에 동참했다는 점이다.
도봉구 쌍문현대2차는 지난 7월 4억8000만원 하던 전용 85㎡평형이 지난 10월26일 처음으로 5억원 선을 넘긴 가격에 팔렸다.도봉구 창동 대동아파트도 79㎡평형이 지난달 4억7800만원까지 올랐다. 해당 평형은 올해 초 4억원, 지난달 말 3억5000만원 가량에 거래됐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발표된 공시가격 상승, 보유세 부담 등으로 중저가 매물의 가격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높은 집값과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 청약 대기 등의 원인으로 매수 전환이 활발하게 이어지긴 어려운 상황이어서 상승폭 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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