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개발한 커넥티드카OS
2022년부터 신규 全차종에 적용
車반도체 경쟁력 의지다진 이재용
GPU 위탁생산 도맡을 가능성
2022년부터 신규 全차종에 적용
車반도체 경쟁력 의지다진 이재용
GPU 위탁생산 도맡을 가능성
삼성전자·연합뉴스·HMG 저널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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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정보통신기술) 기업보다 더 ICT 다운 기업이 돼야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2018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전시장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리고 GPU(그래픽처리장치) 세계 1위 업체인 엔비디아와이 커넥티드카 협력으로 이를 증명했다.
재계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 장악을 위한 정 회장의 '개방형 협력'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세계 IT·통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의 협력으로 K-모빌리티의 중심축 역할을 할 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자동차는 세계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엔비디아와 개발한 커넥티드카 운영체계(OS)를 오는 2022년부터 출시하는 전 차종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세계 C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과 마찬가지로 GPU 시장에서 8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GPU는 CPU의 도움 없이 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전용칩으로, 처음에는 게임의 그래픽 성능 향상을 위해 등장했지만, 이후 공간정보와 빅데이터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모빌리티 분야에서 공간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은 자율주행 등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번 협력으로 현대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간정보 처리 능력을 확보하고, 엔비디아는 완성차만 가질 수 있는 커넥티드카 관련 빅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경쟁사보다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관련 경쟁력을 키우고, 엔비디아는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재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삼성전자와의 연대로 가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일단 현대차에서 쓰는 엔비디아의 GPU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로 생산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차세대 GPU '지포스 RTX 30' 삼성전자 8나노 파운드리로 생산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 8나노 이하 세공정을 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 정도인데, 현대차에서 거부하지 않는 한 굳이 대만 업체에 관련 반도체를 맡길 이유는 없어 보인다.
여기에 최근 수차례 공개석상에서 보여준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 간의 끈끈한 우정도 현대차-엔비디아-삼성전자로 이어지는 모빌리티 연대 구축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두 사람은 앞서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친환경차 관련 기술현황을 공유하기 위해 서로 양사 현장을 직접 찾아가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정 회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영결식에도 참석하는 등 우정을 보여줬다.
양사 간 이해관계 역시 맞아떨어지고 있어,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양사 간 협력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05년 현대오트론이라는 자동차용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를 만들어 자동차·IT 융합 경쟁력을 키우는 중이고, 삼성전자도 하만 인수와 전장사업팀 신설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장 사업을 4대 성장사업으로 점찍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8년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출시하며 차량용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바 있다. 한때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네티마렐리의 사업을 일부 인수한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나오기도 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전망 역시 밝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연 평균 7%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오는 2026년 676억 달러(약 7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완성차 시장의 침체로 잠시 주춤하지만, 코로나 언텍트(비대면) 열풍 등에 힘입어 다시 반등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최근 4대 그룹 총수 간 만남이 늘어나면서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한 K-모빌리티 연대가 나올 지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9월 이후 2개월 만인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4대 그룹 모두 친환경·커넥티드카, 전장부품, 차량용 반도체, 5G 등 차량용 통신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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