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의 자료 제출 의무 없어
통신, 트래픽 폭증 피해 우려
통신, 트래픽 폭증 피해 우려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공급사(CP)에 망사용료 등을 부과할 수 있는 전기통신사업법(일명 넷플릭스법) 시행을 불과 한달여 앞두고 , 그 내용이 당초 법안 도입 취지에 크게 후퇴해 통신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후퇴한 넷플릭스법이 시행될 경우, 넷플릭스 등 해외 CP들에 망사용료 부과는 물론이고, 트래픽 과다 사용에 따른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월 넷플릭스법 시행령안을 입법예고 한데 이어, 오는 13일 규제개혁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달 10일부터 시행에 돌입한다.
넷플릭스법은 넷플릭스 등 해외 CP들에도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이행조치를 의무화 할 수 있도록 한 법으로, 지난 5월, 20대 국회에서 처리된 바 있다. 그러나 내달 시행을 앞두고, 그 시행령이 당초 원안에서 크게 후퇴해 통신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당초 국회에서 처리된 넷플릭스법은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 조성에 기여하지 않고 있는 글로벌CP들에 일정 수준의 이상의 서비스 유지를 위한 정보제공 등을 의무화 한 바 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가 마련한 시행령안에 따르면, 전기통신서비스 장애, 중단 등이 발생한 경우에만, 정부가 망 품질유지를 위한 관련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넷플릭스, 구글 등이 매년 서비스 안정수단 확보를 위한 세부 자료를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는 의무 대신, 과도한 트래픽쏠림이나 기술적 오류로 인한 네트워크 장애가 일어날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것이다.
통신업계는 당초 원안에서 크게 후퇴한 넷플릭스법 시행령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글로벌 해외 CP들에 망사용료 등을 부과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어진다는 입장이다.
당초, 국내 통신사들은 12월 시행되는 넷플릭스법을 토대로 넷플릭스와 망사용료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후퇴한 시행령이 확정될 경우, 이들 해외 CP들과의 협상 자체도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당사자인 넷플릭스는 이미 SK브로드밴드와 망사용료와 관련한 법정 소송을 진행중에 있고, 특히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망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통신업계는 규개위 상정 일정을 앞두고 "당초 법안도입 취지가 크게 후퇴한 배경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법 제정 취지를 살리고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당초 원안대로 CP들에게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자료제출을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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