網 사용료 부과 근거되는 자료
의무제출→제한적 제출로 '완화'
CP에 망품질 책임 부과하겠단
당초 입법취지 크게 훼손 논란
의무제출→제한적 제출로 '완화'
CP에 망품질 책임 부과하겠단
당초 입법취지 크게 훼손 논란
알맹이 빠진 넷플릭스법 반발
넷플릭스, 구글 등 해외 콘텐츠공급사(CP)에 망사용료 등 망 품질개선 노력을 의무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일명 넷플릭스법) 시행을 앞두고 통신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시행령 처리를 앞두고 당초 CP들에 망사용료 등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입법 취지가 크게 훼손되면서, 개정안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넷플릭스법은 지난 5월, 20대 국회 말미에 힘들게 국회에서 처리된 바 있다. 정부는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지난 9월에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데 이어, 오는 13일 규제개혁위 심사를 거쳐 내달 10일부터 전격 시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시행령이 당초 법안 취지와 달리, 크게 후퇴한 것이다. 당초 넷플릭스법에는 CP들도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현황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의무 사항으로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규개위 심사를 앞두고 있는 시행령에는 전기통신서비스의 장애, 중단 등이 발생한 경우에만, 정부가 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대폭 후퇴한 상태다.
통신업계는 정부가 마련한 시행령안이 규개위를 거쳐 최종 시행될 경우,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CP들에 망사용료를 비롯한 서비스 안정화 조치를 요구하기가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당초 넷플릭스법의 입법 취지가 시행령상에서 왜 크게 후퇴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글로벌 CP의 갑질 방지라는 입법 취지에 따라 처리된 법안"이라면서 "시행령도 입법 취지에 맞게 기존 입법예고된 원안대로 통과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촉구했다.
통신사들은 넷플릭스를 비롯해 글로벌 CP들이 고품질 동영상 서비스를 늘리면서, 이로인해 대규모의 트래픽 과부하 사태를 불러 오면서도 정작 제대로 된 망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넷플릭스는 국내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월 수백억원, 연간으로 합하면 올해 5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챙겨가면서도, 국내 통신사들에 제대로 된 망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또한 연간 수백억원의 사용료를 지불하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CP들과 비교해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도 KT와 LG유플러스 등이 넷플릭스와 제휴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경쟁 및 분쟁 방지, 역차별 차단을 위해서라도 넷플릭스법이 실효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글로벌 대형 CP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이용계약 없이 과도한 트래픽을 전송하고,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망 품질을 저하시키거나 차별적인 계약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실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이같은 이유로 법적 소송을 진행중에 있다.
국내 통신사들은 넷플릭스를 비롯해 글로벌 CP들이 해외에서는 망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이에 필요한 기술적 조치나 망사용료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넷플릭스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트래픽 폭주를 우려한 EU의 요청에 따라 유럽에서 스트리밍되는 동영상의 비트 전송률을 낮췄고, 이로 인해 유럽 내 트래픽이 25% 감소한 바 있다. 최근 대형 CP의 서비스 품질 조정 사례를 통해 CP도 망 품질 유지를 위해 기술적 조치가 가능하며, 안정적 서비스를 위한 책임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CP는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타 전기통신사업자의 전기통신설비 이용을 위해 계약을 체결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차별적이고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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