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주문내역정보 공개범위 설정
구체적 방안 e커머스·소비자단체·유관부처 협의
금융위 "신용정보 해당여부 논란 적극 해소"
마이데이터 사업 활성화의 쟁점 논란인 주문내역정보 제공 범위를 두고 '범주화된 정보'를 개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특정 브랜드의 선크림을 화장품과 같은 일정한 기준으로 분류한다는 의미다. 마이데이터는 금융권별로 흩어진 개인정보를 한 번에 확인하고 신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말한다.
12일 금융위원회는 제4차 '디지털금융 협의회'를 개최하고 마이데이터 참여기관 간 데이터 제공방식에 대해 논의했다. 쟁점이 되는 주문내역정보 개방은 어떻게, 어떤 수준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e커머스 사업자를 중심으로 의견이 오갔다.
회의를 주재한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마이데이터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데이터 제공범위에서부터 표준 API 구축, 전송요구권 행사 방식, 사업자 감독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논의와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디지털금융 협의회 위원들은 상거래 내역정보도 신용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주문내역정보의 경우 기업 뿐만 아니라 개인인 정보주체에 대한 신용평가에도 유용하게 활용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용정보에 해당한다는 생각을 펼쳤다.
또 주문내역정보를 활용하면 신용평가 정확도가 개선될 뿐 아니라 초개인화 금융상품 개발, 재무관리 서비스 등에 활용해 금융소비자들이 낮은 가격에 질 좋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를테면 소비행태와 성향을 분석하면 특화된 금융상품을 개발해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주문내역정보를 기반으로 고정지출을 추정해 부족하거나 남는 자금을 관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보주권 구현과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정보 제공 수준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상세하게 개방될 경우 일반 개인신용정보가 포함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령 신발 사이즈 등은 신용도 판단에 불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일정한 기준에 따라 하나의 분류로 묶는 범주화의 수준에서 정보를 개방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이를테면 OO브랜드 레이스 원피스는 여성의복으로, △△브랜드 선크림은 화장품으로 묶는 식이다. 단 구체적인 수준은 사업자, 소비자단체, 관련부처 등의 협의를 거쳐 정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앞으로 주문내역정보의 신용정보 해당 여부에 대한 논란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위원회 등 유관부처와 시민사회단체 등에 활용 가능성과 사례를 충분히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회사, e커머스 사업자, 시민단체와 별도 협의체를 구성하고, 규제 개선 방안 등도 검토하여 '마이데이터 운영 가이드라인'에 포함해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의 정보제공 동의서 양식과 별도로 가독성 높은 신용정보 이동권 행사 양식을 마련한다.
도 부위원장은 "소비자 정보주권을 최우선 가치로 삼으면서도 데이터가 안전하면서 확장성있게 흐르도록 하겠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강화를 통해 협력적 마이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