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업계의 대표적 현안인 젠트리피케이션과 배달 수수료 갈등 문제를 프로토콜 경제 기반으로 해결해 상생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20일 프로토콜 경제 관련 스타트업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프로토콜 경제 기반의 상생협력 추진을 제안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과 이상헌 보이스루 대표, 유호현 옥소폴리틱스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 신상훈 그린랩스 대표, 양주동 PSX 대표 등 프로토콜 관련 스타트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프로토콜 경제는 블록체인 기술 등에 기반한 '연결 방식' 또는 '연결 기술'로, 정보를 손에 쥔 중개업자가 주도하는 중앙집권화된 플랫폼 대신 개별 경제주체가 주체적·독립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박 장관은 "프로토콜 경제의 핵심은 탈중앙화, 탈독점화인데, 현재 플랫폼이라는 중앙집권적 거래 환경에서는 정보가 왜곡되고, 부의 쏠림이 심화되는 부작용이 분명 존재한다"며 "플랫폼 중심의 경제에서 프로토콜 경제는 이미 진행 중이고, 플랫폼과 동행할 것이기 때문에 프로토콜 경제 기반의 플랫폼 상생 협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가상환경으로 연결된 과정에서 경제활동이 실제 이뤄지고 있으며, 디지털 자산을 교환하는 프로토콜 경제로 형성되고 있다"면서 "젠트리피케이션과 같은 현상도 탈중앙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소상공인 사장님들에게 임대료 부담을 줄이거나 지불한 임대료에 의미 있는 권리를 별도로 부여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이상적일 것"이라고 프로토콜 경제 기반의 해결책에 관심을 표명했다.
이어 박 장관은 김 의장에게 "배달의민족(배민)이 배민을 이용하는 사람들로부터 얻게 되는 데이터의 이용가치를 프로토콜 경제 기반 아래 배민 사용자들과 나누는 상생의 방법을 연구한다면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다른 스타트업 대표들도 프로토콜 경제의 중요성에 공감을 표명했다.
유호현 옥소폴리틱스 대표는 "프로토콜 경제에서는 문제 발생 시 개별 주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정치 참여에서도 중앙정치에 읍소하기 보다는 더 주체적으로 시민들끼리 규칙을 만들어 가는 것이 프로토콜 경제 시대의 정치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도 PSX 대표는 "개인과 개인이 쉽게 별도의 수수료를 내지 않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프로토콜 경제"라고 설명했다.
이상헌 보이스루 대표는 "번역시장에서 번역 의뢰자가 지불하는 비용과 번역가에게 실제로 집행되는 돈의 차이가 큰 게 현실"이라며 "의뢰자가 지불한 돈을 코인으로 발행하고, 이 코인이 실제 번역자에게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프로토콜 경제를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19일 컴업 2020 개막식에서 "비대면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플랫폼 경제는 '프로토콜 경제'로 전환될 것이고,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함께 플랫폼 경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독점 및 폐쇄성 문제를 프로토콜 경제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차-중고차 매매업자 간 갈등도 프로토콜 경제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박영선 중기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지난 20일 프로토콜 경제 관련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