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비대면 서비스 인기
中정부 원격의료 도입 적극 추진
원격의료 시장 연내 15조 이를듯
만성질환 등 틈새 의료시장 공략
中정부 원격의료 도입 적극 추진
원격의료 시장 연내 15조 이를듯
만성질환 등 틈새 의료시장 공략
중국 원격의료 시장이 뜨겁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적으로 '비대면'이 서비스 시장의 키워드로 부상한 가운데, 중국에서는 원격의료 시장이 연내 15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들도 진출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며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7일 코트라 중국 베이징무역관 김성애 선임의 '비대면 일상으로 뜨는 중국 원격의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원격의료 시장 규모는 연내 900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 기업들은 만성질환, 건강관리, 성형미용 등 틈새의료시장을 중점 공략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보건의료시장 확대 속에서 중국 원격의료 시장은 지난 5년간 3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해 왔다. 2019년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38.5% 증가한 680억 위안을 기록했고, 올해 코로나 사태로 새로운 투자 분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원격의료 시장은 정책, 기술, 경제와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급성장 중이다. 특히 부족한 의료자원과 의료자원의 불균형이 현지 원격의료 시장 성장의 직접적인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중국 전체 의료기관 수는 전년대비 1.1% 증가한 99만 7433개를 기록했고 의사 등 의료인 수는 1231만 명으로 전년대비 4.7% 증가했다. 하지만 1000명당 병상 수는 6개,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 수준으로 주민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은 열악하다. 또한 의료자원의 대형공립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각한 상황 속에서 인터넷 보급률 상승 등 기술발전에 따라 주요 사회문제인 의료난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원격의료가 부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중국 원격의료 발전을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질환에 대한 우려로 2020년 춘절기간 동안 의료건강 관련 플랫폼 방문인원은 하루 150만 명에 육박했다. 온라인 문의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0만 명 이상 늘어난 670만 명에 달했다.
중국 원격의료 사업모델은 온라인 병원, 원격의료 플랫폼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비 처방전약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송 플랫폼과 건강자문 및 관리 플랫폼이 있다.
이 가운데 온라인 병원은 의료기관을 기반으로 인터넷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문진, 자문, 진료, 전자처방전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다. 올해 10월 기준 으로 전국에 온라인 병원 900여 개가 운영 중이다.
온라인 병원은 사업추진 주역에 따라 병원 주도형과 IT 기업 주도형으로 나뉘는데, 병원 주도형은 국가에 등록돼 있는 의료기관(병원 등)이 인터넷 플랫폼을 구축해 온라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광둥성온라인병원이 대표적이다. IT 기업 주도형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온라인 병원을 개업하는 방식으로, 우전온라인 병원이 대표사례로 언급된다.
원격의료 플랫폼의 경우, AI(인공지능)나 클라우드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의사와 환자를 연결시켜 주는 방식으로, 주로 온라인 예약, 온라인 건강 자문, 처방전 배송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웨이닥터, 핑안굿닥터, 딩상위안 등이 해당한다.
눈여겨 볼 점은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다. 중국은 의료개혁의 핵심적 사업으로 의료기관의 원격의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원격의료 지원책은 '온라인 병원'을 중심으로 하며, 2014년 국무원이 발표한 '의료기관의 원격의료 추진에 관한 의견'을 기초로 온라인 병원설립을 허가하고 본격적인 원격의료 보급이 시작됐다. 2018년 '인터넷+'전략과 접목시키고 원격의료와 의료보장체계를 연결시키기 시작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온라인 진료관리방법' 등 3개 규범화정책을 통해 구체적 관리기준을 마련했다.
특히 당국은 올 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방역에 원격의료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외국자본의 의료기관 투자 규제 완화, 원격의료 서비스 범위 확대 등 원격의료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분위기다. 관련 규제는 △비 의료인에 의한 원격의료 금지 △각 성(省) 위생건강부서의 허가를 받은 의료기관의 원격의료 허용 등 원칙만 규정한 상황이다. 또한 외자의 독자적 의료기관 설립은 허가하지 않지만, 기술협력 등 다양한 협력과 외자참여 독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김 선임은 우리 기업들이 커져가는 중국 원격의료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잡으려면 만성질환, 건강관리, 성형미용 등 틈새시장을 중점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선임은 "중국 정부가 의료난 해결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중국의 온라인의료서비스는 대형병원 온라인 예약, 건강정보 검색 등에 편중돼 있다"며 "만성질환 관리, 약품배송, 건강관리 등 의료서비스의 온라인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보고서에 인용된 중외합자 전문 병원 관계자는 "사회보험 지원이 있고 종합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국립병원과 직접 경쟁하기보다 현지 수요를 파악해 틈새 의료시장을 겨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지 보험체계와의 접목도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중국 의료비 지출구조는 개인 지출 위주로 국가 의료보험제도나 민간 의료보험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만큼, 정부는 원격의료를 지원·육성함에 있어 의료보험 적용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의료산업은 초기 투자규모가 막대해 우리 기업들은 한중 의료영역 ICT 기술활용·협력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 선임은 "중국 원격의료에 활용되는 ICT 기술시장은 현재 시장집중도가 낮다"며 "우리나라 의료 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ICT 분야의 기업들도 전망이 밝은 중국의 원격의료 시장 진출을 위해 새로운 한중ICT 협력모델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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