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회의 9일에서 23일로 연기
배달시장 최대 호황 상황에서
DH '수수료 인하' 꺼낼수도
배달시장 최대 호황 상황에서
DH '수수료 인하' 꺼낼수도
[디지털타임스 심화영 기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인수하려면 DH(딜리버리히어로)에 운영 중인 '요기요'를 팔라는 조건을 내걸었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종 결론을 앞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배달앱을 비롯한 배달시장이 최대 호황을 누리는 상황에서, 신속한 공정위 결정이 '수수료 인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배민(우아한형제들 운영)과 요기요 간 합병 관련 전원회의를 당초 이날에서 오는 23일로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합병결정을 공정위에 신청한지 1년이 지난 상황인데 최종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면서 "독일회사인 DH(요기요 운영사)의 연말시즌과 겹친다는 이유로 또다시 해를 넘기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업계는 최종 결론은 결국 공정위가 시장을 보는 동태적·정태적 판단에 따라 좌우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11년 G마켓과 옥션(당시 이베이 운영)의 합병 당시 공정위가 경쟁사 동향을 감안해 M&A(인수·합병) 승인 결정을 내린 만큼, 배달앱 시장을 둘러싼 후발주자 움직임과 규제 확대가 공정위 판단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신봉 DHK(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는 2009년 이베이코리아 전략실장으로 일하면서 G마켓 인수 작업을 직접 진행한 장본인이다. 당시 공정위가 "네이버의 이커머스 진입으로 관련시장이 언제든지 경쟁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이유로 합병을 승인했다는 게 DH와 배민 측 논리다.
만일 공정위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DH가 우아한형제들 인수 추진을 위해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당국이 제기하는 독점에 따른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
공정위가 고민하는 새 코로나 확산과 함께 국내 배달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공정위는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가 지난해 20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후발업체의 한 관계자는 "빨리 결정이 나야 후발기업들도 그 결과에 따라서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면서 "배달앱 없이는 장사가 어려운 점주들, 배달앱을 한 번 정하면 바꾸기 쉽지 않은 소비자까지 배달앱 독과점 문제는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규제 사각지대인 공룡 배달앱에 대해 정부가 규제를 강화할 지도 변수다. 배민의 경우 'B마트'를, 요기요의 경우 '요마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자사 물건을 직접 배달하는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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