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식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
![[기고] 데이터경제 성패, 개인정보 결합에 달렸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012/2020121402102369650001[1].jpg "[기고] 데이터경제 성패, 개인정보 결합에 달렸다")
개인정보의 식별가능성은 최소화하면서도 활용 가능성을 높인 가명정보 개념 도입과 이를 통한 데이터 결합은 이종 산업간 데이터 연계와 활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를 위한 후속절차로 가명처리 및 가명정보 결합을 위한 고시와 가이드라인이 공개됐고 현재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관계부처가 결합전문기관 지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추진하는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제도를 통해 공공과 민간, 민간과 민간의 데이터 결합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기존 공급자 중심의 산업 구조와 서비스 제공 방식이 소비자, 고객 중심으로 재편되는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부문에서는 코로나 등으로 소득이 줄어든 기초수급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긴급복지 생계지원을 받기 위해 별도의 증빙자료를 준비하거나 복잡한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기초연금 지급정보와 건강보험 연체정보, 주민등록정보 등을 결합해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원인을 분석하고 적절한 조치 및 지원을 받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민간부문에서는 소비자가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직접 매장을 방문하거나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디자인, 성능, 가격 등을 일일이 비교하는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를 스마트폰 위치정보와 데이터 트래픽 정보, 포털사이트의 상품 검색이력 등을 결합하여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성향에 맞는 최적의 상품을 추천할 수 있고, 상품 구매 전후 검색내역을 분석해 상품성을 개선하거나 적시에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타깃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이런 데이터를 스타트업에 제공하면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데이터 결합을 통한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은 법과 제도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틈을 메꾸어야 한다. 가명처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이어 결합·반출·파기 절차에 대한 가이드라인, 데이터의 특성을 반영한 전문 분야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가명정보 결합전문센터를 통해 데이터 결합·분석·활용 지원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하지만 설계된 제도와 기술도 목적에 맞게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데이터 활용가치를 높이려면 적시성이 중요하며, 타이밍을 놓친 데이터는 죽은 데이터가 된다. 따라서 가명처리, 적정성 검토, 가명정보 결합 각 처리 단계별 낭비되는 시간이 없도록 효율적인 절차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또 데이터 활용 기관의 시행착오를 줄여줄 컨설팅 지원, 보유기간이 짧은 데이터 활용을 위한 신속 프로세스 도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데이터의 안전하고 신속한 이관을 위한 시스템과 기술 고도화도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경제의 성패는 다양한 종류의 개인정보 간 결합에 달려 있으므로 이를 저해하는 요소를 줄여나가야 한다. 민간 결합전문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다른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와 결합하게끔 하거나, 신용정보가 포함된 데이터의 결합을 신용정보법에 따라 지정된 전문기관 외 결합전문기관에서 결합하게 해 데이터 결합 활성화를 유도하여야 한다.
데이터 경제의 원천인 빅데이터의 70%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끝단에 있는 엔드포인트 데이터로, 이러한 데이터는 대부분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 만큼 데이터 산업 성장과 개인정보의 안전한 보호라는 두 가치는 조화를 이뤄야 하고, 이종 데이터 결합 및 가명정보 활용에 대한 경험이 쌓여 성과로 도출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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