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3사 CPS 25% 인상 요구
케이블TV 등에 블랙아웃 으름장
유료방송사 "일방적 압박 부담"
케이블TV 등에 블랙아웃 으름장
유료방송사 "일방적 압박 부담"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와의 재전송 갈등이 올해도 재연되고 있다. 당장, SK브로드밴드와 LG헬로비전에서 제공중인 지상파 3사의 신규 VOD(주문형비디오)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지상파는 최근 이동통신사 계열 케이블TV 사업자와의 CPS(가입자당 재송신료)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VOD 공급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는 협상을 위한 신규 VOD 공급 중단 선언이지만, 자칫 당사자간 협상이 결렬될 경우, 아예 지상파 재전송 송출을 중단해버리는 '블랙아웃'까지 가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VOD를 이용하는 행태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VOD 공급중단에 따른 시청자 혼란과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14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상파-유료방송간 CPS 협상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VOD 전면 공급 중단을 통보하며 케이블TV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KBS가 LG헬로비전에 VOD 공급중단을 통보 한 것을 시작으로, 26일에는 SBS가 SK브로드밴드에 최후통첩을 날리면서 VOD 전면 공급 중단 통보가 잇따르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사간 VOD 공급중단, 블랙아웃 압박은 CPS 협상 때마다 빈번하게 진행돼 왔다. 올해도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사간 갈등은 끝없는 평행선을 보이고 있다.
우선, 지상파 3사는 케이블TV 업체인 LG헬로비전에 15일 VOD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또한 KBS와 SBS는 SK브로드밴드에 오는 18일까지 VOD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MBC와 SK브로드밴드는 협의 중이다.
이번 CPS 협상은 2018년 말 계약 종료 이후 3년만의 계약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 2018년 400원 수준에서 책정된 CPS를 이번에는 500원 수준으로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전 계약 대비 25% 인상된 가격이다.
IPTV,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들은 지상파 방송사와의 CPS 협상이 부담스런 상황이다. 최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1인 미디어 등의 부상으로 지상파 콘텐츠의 경쟁력이 날로 약화되고 있지만, 유료방송사들은 아직도 막강한 방송권력을 가지고 있는 지상파와의 협상에서 절대적인 '을'의 위치에 설수 밖에 없다.
유료방송 업계는 우선, 지상파방송사들이 실시간 채널과 VOD는 엄연히 다른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둘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사업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CPS는 실시간 채널만 해당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매번 VOD 공급 중단을 앞세워 유료방송사들을 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유료방송사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미디어 시장 상황과는 별개로 너무 일방적이고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의 CPS 인상을 종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이 해마다 주수익원인 광고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CPS 인상을 통해 이를 일부 보전하려 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지상파의 광고 매출은 1조9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8억원 감소했으며, 지상파의 광고 시장 점유율은 2015년 55%에서 지난해 36.7%까지 쪼그라들었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CPS 협상시, 근거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정한 콘텐츠 사용료가 책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매번 CPS 분쟁때 마다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방송통신위원회 차원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료방송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 지표가 하락한 지상파가 CPS 협상에서 VOD 중단을 무기로 삼고 있지만, 한 곳이 선제적으로 공급을 먼저 끊겠다고 결정하기는 힘들 것"이라 면서 " 협상 시한 동안 조정안이 제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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